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2191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기쁘다’와 ‘즐겁다’

국어사전에서 ‘기쁘다’를 찾으면 “마음에 즐거운 느낌이 나다.” ‘즐겁다’를 찾으면 “마음에 거슬림이 없이 흐뭇하고 기쁘다.” 이렇다. 기쁘다와 즐겁다는 같은 뜻을 지녔다는 소리다. 같은 뜻이라면 무슨 까닭에 다른 낱말을 쓰겠는가? 둘 다 느낌을 뜻하는 말이다. 그냥 느낌일 뿐만 아니라 좋은 쪽의 느낌이다. 마음이, 기분이, 몸까지도 좋다는 느낌이라는 쪽에서는 비슷하다. 그러나 두 말은 느낌이 오는 뿌리에서 다르다. 좋다는 느낌의 뿌리가 마음 깊숙이 박혀서 몸으로 밀고 나오면 기쁜 것이다. 좋다는 느낌의 뿌리가 몸에 박혀서 마음으로 밀고 들어오면 즐거운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기쁘다’는 느낌은 마음에서 오고 ‘즐겁다’는 느낌은 몸에서 온다.

일테면, 달고 향긋한 참외를 맛나게 먹으면 즐겁다. 눈으로 아름다운 가을 단풍을 보거나 좋은 영화를 보아도 즐겁다. 이런 즐거움들은 모두 입·눈·귀와 같은 몸이 먼저 좋고 나서 마음으로 좋음이 번져 들어온다. 한편, 전쟁에 나갔던 아들이 탈없이 집으로 돌아오면 어버이는 기쁘다. 몸져누우셨던 어버이가 깨끗이 나아 일어나시면 아들딸은 기쁘다. 이런 기쁨들은 어느 것이나 몸과는 상관없이 먼저 마음속에서 좋고 그런 다음 몸으로 좋음이 번져나간다. ‘기쁨’은 혼자 마음속에 간직하고 가만히 있을 수 있으나 ‘즐거움’은 홀로 가만히 감추고 있기 어렵다. 즐거운 것은 몸과 더불어 바깥으로 드러나기 마련이고 남들과 함께 나눠야 제격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31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87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802
3436 ‘-land’ 가 붙는 지명 표기 바람의종 2010.06.01 11861
3435 ‘감투’와 ‘망탕’ 바람의종 2010.03.23 15838
3434 ‘뜨더국’과 ‘마치다’ 바람의종 2010.04.02 15878
3433 단어를 쪼개지 말자 바람의종 2012.05.02 10987
3432 "-읍니다""-습니다" 바람의종 2008.05.03 8540
3431 "~대" 와 "~데" 바람의종 2008.05.13 10006
3430 "~들"의 남용 바람의종 2009.02.22 7772
3429 "~주다"는 동사 뒤에만 온다 바람의종 2009.07.25 12282
3428 "~하에" 바람의종 2009.10.07 13059
3427 "가지다"를 버리자 바람의종 2008.07.31 9777
3426 "가지다"를 버리자 2 바람의종 2008.08.03 9912
3425 "드리다"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01 18357
3424 "못"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3.25 16402
3423 "빠르다"와 "이르다" 바람의종 2008.04.02 9079
3422 "뿐"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8.11.03 9087
3421 "있다, 없다"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7.13 12475
3420 "잘"과 "못"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8.27 23636
3419 "정한수" 떠놓고… 1 바람의종 2008.04.01 13255
3418 "차"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06 12072
3417 % 포인트 바람의종 2012.06.11 9266
3416 돟습니다레! 바람의종 2008.09.27 6525
3415 믜운이 바람의종 2009.02.07 885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