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5.27 14:50

도긴개긴

조회 수 138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도긴개긴

여자 친구의 짜증과 국민연금의 공통점은? ‘개그콘서트’ 에 따르면 왜 내는지 모르겠다는 점에서 ‘도찐개찐’ ‘오십보백보’란다. 인기 개그 프로그램 덕에 ‘도찐개찐’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행어가 되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이 말의 원말인 ‘도긴개긴’이 새 표제어로 수록되게 되었다.

‘도긴개긴’은 윷놀이에서 상대편의 말을 ‘도’로 잡을 수 있는 거리나 ‘개’로 잡을 수 있는 거리가 별반 차이가 없다는 데서 유래한다. 조그마한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엇비슷한 일을 빗대어 이를 때 쓴다. 여기서 ‘긴’은 윷놀이에서 남의 말을 쫓아 잡을 수 있는 거리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앞 말을 잡게 됐을 때 ‘긴이 닿았다’라고도 하고, ‘걸 긴’이니 ‘윷 긴’이니 하는 말로 앞선 말과의 거리를 표현하기도 한다. 오늘날에는 윷놀이를 즐겨 하지 않게 되면서 이런 말들이 점점 잊혀져 가고 ‘도긴개긴’만 남아 비유적으로 사용된다. ‘백수오나 이엽우피소나 도긴개긴’ ‘생수 가격이나 석유 가격이나 도긴개긴이다’처럼 쓰인다.

'도찐개찐’은 ‘도긴개긴’의 방언형으로 보인다. ‘긴’이 ‘진’이 되는 것은 ‘길’을 ‘질’로 발음하거나 ‘기름’을 ‘지름’으로 발음하는 등 우리말 방언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것을 입말로만 접한 사람이 ‘도찐개찐’으로 방송에서 쓰게 되면서 갑자기 온 국민들에게 익숙해지게 된 것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이 말을 예전에는 ‘도 긴 개 긴’이라는 각각의 명사들의 결합으로 보아 따로 표제어로 수록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최근 이 말이 널리 쓰임에 따라 하나의 명사로 굳어졌다고 판단하여 표제어로 수록하고 붙여 쓰도록 한 것이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29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86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828
3172 파투 바람의종 2007.09.04 9851
3171 파천황 바람의종 2007.09.04 9796
3170 파이팅, 오바이트, 플레이, 커닝 바람의종 2008.09.23 8757
3169 파이팅 바람의종 2009.06.01 8862
3168 파열음 바람의종 2010.01.15 10203
3167 파스 바람의종 2009.05.01 12970
3166 파리지옥풀 바람의종 2008.03.15 9085
3165 파랗다와 푸르다 윤영환 2008.09.03 8532
3164 파랗네, 파레지다 바람의종 2009.04.03 10125
3163 파랑새 바람의종 2009.06.16 7429
3162 파국 바람의종 2007.09.01 9014
3161 파고다 바람의종 2010.02.09 11717
3160 파경 바람의종 2007.09.01 11089
3159 트레킹, 트래킹 바람의종 2009.03.27 8744
3158 트랜스 바람의종 2010.01.11 11134
3157 튀르기예 / 뽁뽁이 風文 2020.05.21 1780
3156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바람의종 2008.03.04 12583
3155 퉁맞다 바람의종 2007.03.30 8174
3154 퉁구스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16 10707
3153 투성이 바람의종 2010.08.27 9386
3152 퇴화되는 표현들 / 존댓말과 갑질 風文 2020.07.07 2167
3151 퇴짜 바람의종 2007.08.31 1033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