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05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두꺼운 다리, 얇은 허리

‘두꺼운 다리가 고민이라면? 여름이 다가오면서 두꺼운 다리로 고민하시는 여성분들’ 지하철역 주변에서 받은 광고지에 쓰인 문구다. ‘단순히 허리가 얇은 게 아닌, 팔의 길이나 유연성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신문 기사의 일부다. 사람 다리가 두껍거나 허리가 얇을 수 있을까?

‘두꺼운 다리’ ‘얇은 허리’는 ‘굵은 다리’ ‘가는 허리’로 써야 한다. 두껍거나 얇은 것은 종이나 책, 헝겊 등이고 우리 몸통이나 팔다리는 굵거나 가늘다. 포털에서 ‘두꺼운’을 검색해보니 자동완성 기능으로 추천해 주는 말에 ‘다리 두꺼운 여자’ ‘발목 두꺼운 사람’등이 딸려 나왔다. ‘얇은’을 검색하려고 ‘얇’이라고 치자 기다렸다는 듯 ‘종아리 얇아지는 운동’ ‘허벅지 얇아지는 운동’ ‘얇은 머리카락’ 등이 검색어로 자동 추천되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굵다’ 대신 ‘두껍다’를 ‘가늘다’ 대신 ‘얇다’를 쓰고 있다는 말이다.

‘굵다, 가늘다’는 길이를 가진 사물의 둘레가 어떠한지를 나타낼 때 쓴다. ‘두껍다, 얇다’는 부피가 있는 물체에서 앞뒤나 위아래 면 사이가 먼지 가까운지를 표현하는 말로, 보통 길이가 긴 사물에 대해서는 쓰지 않는다. 사람의 허리나 팔다리, 발목, 손가락 등은 모두 어느 정도의 길이가 있으므로 이것들의 둘레를 표현하는 말은 ‘굵다, 가늘다’이다. ‘굵은 팔뚝, 굵은 허벅지, 가는 손가락’ 등으로 쓴다. ‘머리카락’은 어떤가? 마찬가지로 길이가 긴 것이므로 ‘얇은 머리카락’ 대신 ‘가는 머리카락’으로 쓰는 게 맞다. 사람의 외모를 묘사할 때는 입술만 ‘두껍다’ 또는 ‘얇다’로 표현하고 나머지는 모두 ‘굵다, 가늘다’로 쓴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63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22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144
3344 ‘폭팔’과 ‘망말’ 風文 2024.01.04 845
3343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風文 2022.07.16 847
3342 순직 風文 2022.02.01 849
3341 배뱅잇굿 風文 2020.05.01 850
3340 올해엔 저지른다, ‘죄송하지만’ 風文 2022.08.04 851
3339 잃어버린 말 찾기, ‘영끌’과 ‘갈아넣다’ 風文 2022.08.30 852
3338 온나인? 올라인? 風文 2024.03.26 854
3337 역사와 욕망 風文 2022.02.11 856
3336 말과 공감 능력 風文 2022.01.26 857
3335 개헌을 한다면 風文 2021.10.31 858
3334 ‘파바’와 ‘롯리’ 風文 2023.06.16 858
3333 '김'의 예언 風文 2023.04.13 859
3332 외국어 선택, 다언어 사회 風文 2022.05.16 862
3331 고백하는 국가, 말하기의 순서 風文 2022.08.05 862
3330 금새 / 금세 風文 2023.10.08 863
3329 언어와 인권 風文 2021.10.28 865
3328 주시경, 대칭적 소통 風文 2022.06.29 865
3327 ‘끄물끄물’ ‘꾸물꾸물’ 風文 2024.02.21 868
3326 발음의 변화, 망언과 대응 風文 2022.02.24 869
3325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미래를 창조하는 미래 風文 2022.05.17 869
3324 외교관과 외국어, 백두산 전설 風文 2022.06.23 869
3323 국어와 국립국어원 / 왜 風文 2022.08.29 86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