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66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두꺼운 다리, 얇은 허리

‘두꺼운 다리가 고민이라면? 여름이 다가오면서 두꺼운 다리로 고민하시는 여성분들’ 지하철역 주변에서 받은 광고지에 쓰인 문구다. ‘단순히 허리가 얇은 게 아닌, 팔의 길이나 유연성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신문 기사의 일부다. 사람 다리가 두껍거나 허리가 얇을 수 있을까?

‘두꺼운 다리’ ‘얇은 허리’는 ‘굵은 다리’ ‘가는 허리’로 써야 한다. 두껍거나 얇은 것은 종이나 책, 헝겊 등이고 우리 몸통이나 팔다리는 굵거나 가늘다. 포털에서 ‘두꺼운’을 검색해보니 자동완성 기능으로 추천해 주는 말에 ‘다리 두꺼운 여자’ ‘발목 두꺼운 사람’등이 딸려 나왔다. ‘얇은’을 검색하려고 ‘얇’이라고 치자 기다렸다는 듯 ‘종아리 얇아지는 운동’ ‘허벅지 얇아지는 운동’ ‘얇은 머리카락’ 등이 검색어로 자동 추천되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굵다’ 대신 ‘두껍다’를 ‘가늘다’ 대신 ‘얇다’를 쓰고 있다는 말이다.

‘굵다, 가늘다’는 길이를 가진 사물의 둘레가 어떠한지를 나타낼 때 쓴다. ‘두껍다, 얇다’는 부피가 있는 물체에서 앞뒤나 위아래 면 사이가 먼지 가까운지를 표현하는 말로, 보통 길이가 긴 사물에 대해서는 쓰지 않는다. 사람의 허리나 팔다리, 발목, 손가락 등은 모두 어느 정도의 길이가 있으므로 이것들의 둘레를 표현하는 말은 ‘굵다, 가늘다’이다. ‘굵은 팔뚝, 굵은 허벅지, 가는 손가락’ 등으로 쓴다. ‘머리카락’은 어떤가? 마찬가지로 길이가 긴 것이므로 ‘얇은 머리카락’ 대신 ‘가는 머리카락’으로 쓰는 게 맞다. 사람의 외모를 묘사할 때는 입술만 ‘두껍다’ 또는 ‘얇다’로 표현하고 나머지는 모두 ‘굵다, 가늘다’로 쓴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64709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26045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05Dec
    by 風文
    2023/12/05 by 風文
    Views 1740 

    드라이브 스루

  5. No Image 28Jan
    by 風文
    2022/01/28 by 風文
    Views 1741 

    통속어 활용법

  6. No Image 05Jul
    by 風文
    2022/07/05 by 風文
    Views 1743 

    우방과 동맹, 손주

  7. No Image 06Jan
    by 風文
    2024/01/06 by 風文
    Views 1743 

    사라져 가는 한글 간판

  8. No Image 10Jul
    by 風文
    2022/07/10 by 風文
    Views 1744 

    지식생산, 동의함

  9. No Image 01Feb
    by 風文
    2022/02/01 by 風文
    Views 1745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IMF, 막고 품어라, 내 인감 좀 빌려주게

  10. No Image 26May
    by 風文
    2022/05/26 by 風文
    Views 1745 

    보편적 호칭, 번역 정본

  11. “자식들, 꽃들아, 미안하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 부디 잘 가라”

  12. No Image 16Jun
    by 風文
    2020/06/16 by 風文
    Views 1750 

    전설의 마녀, 찌라시 / 지라시

  13. No Image 03Sep
    by 風文
    2022/09/03 by 風文
    Views 1754 

    국가 사전 폐기론, 고유한 일반명사

  14. No Image 27Jun
    by 風文
    2023/06/27 by 風文
    Views 1754 

    사투리 쓰는 왕자 / 얽히고설키다

  15. No Image 26May
    by 風文
    2023/05/26 by 風文
    Views 1755 

    ‘이’와 ‘히’

  16. No Image 02Jan
    by 風文
    2024/01/02 by 風文
    Views 1755 

    한 두름, 한 손

  17. No Image 06Jun
    by 風文
    2020/06/06 by 風文
    Views 1761 

    8월의 크리스마스 / 땅꺼짐

  18. No Image 06Feb
    by 風文
    2023/02/06 by 風文
    Views 1763 

    국가의 목소리

  19. No Image 18Oct
    by 風文
    2023/10/18 by 風文
    Views 1765 

    배운 게 도둑질 / 부정문의 논리

  20. No Image 29Jan
    by 風文
    2022/01/29 by 風文
    Views 1766 

    정치의 유목화

  21. No Image 28May
    by 風文
    2023/05/28 by 風文
    Views 1770 

    아이 위시 아파트

  22. No Image 09May
    by 風文
    2020/05/09 by 風文
    Views 1771 

    백열 / 풋닭곰

  23. No Image 12Jan
    by 風文
    2022/01/12 by 風文
    Views 1773 

    오염된 소통

  24. No Image 14Apr
    by 風文
    2023/04/14 by 風文
    Views 1774 

    어쩌다 보니

  25. No Image 25Apr
    by 風文
    2023/04/25 by 風文
    Views 1774 

    개양귀비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