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4.24 06:45

너무

조회 수 163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너무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너무’라는 말을 ‘너무’ 자주 하게 되었다. “너무 맛있어요” “너무 예뻐요” “너무 더워요” “너무 무서워요” 심지어는 “너무 고마워요”까지. 좋을 때도, 싫을 때도, ‘너무’라는 말을 빼면 내 기분이나 상태를 딱 맞춰 표현할 길이 없어 보인다.

‘너무’는 원래 ‘정도에 지나치게’라는 뜻으로, 부정적인 표현에 쓰인다. 긍정적인 표현이라면 아주/ 정말/ 대단히/ 상당히 등으로 바꾸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래 뜻대로라면 “너무 더워요” “너무 무서워요”는 자연스럽지만 “너무 맛있어요” “너무 예뻐요” “너무 고마워요”는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너무’라는 말을 막기엔 ‘너무’ 늦은 감이 든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너무’를 부정의 뜻을 넘어 긍정적인 뜻으로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약간의 과장을 포함한 강조의 뜻으로, 긍정적인 의미로 널리 쓰고 있는 것이다. ‘너무’를 대체할 적당한 말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이제는 ‘너무’의 용법을 ‘너무’ 좁게 한정하기 보다는 확장시켜 인정할 때가 되었다. 국어학자들도 이를 인정하는 추세이다.

부정적인 뜻을 포함하는 대표적인 말로 ‘장본인’을 들 수 있다. 장본인은 ‘나쁜 일을 빚어낸 사람’이라는 뜻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끔찍한 사건의 장본인’ ‘미담의 주인공’ 등으로 구분해 사용해야 할 것이다.

“혹여 실패하더라도 낙심하지 말아라” “결코 이기지 못할 것이다” “끝내 이루지 못했구나” “절대로 승리하지 못한다”와 같이 ‘혹여’ ‘결코’ ‘ 끝내’ ‘절대로’ 등도 부정문에 어울리는 말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772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437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9257
3128 ‘폭팔’과 ‘망말’ 風文 2024.01.04 1630
3127 지도자의 화법 風文 2022.01.15 1633
3126 한글의 약점, 가로쓰기 신문 風文 2022.06.24 1634
3125 맞춤법을 없애자, 맞춤법을 없애자 2 風文 2022.09.09 1635
» 너무 風文 2023.04.24 1638
3123 '넓다'와 '밟다' 風文 2023.12.06 1639
3122 단골 風文 2023.05.22 1640
3121 멋지다 연진아, 멋지다 루카셴코 風文 2023.04.17 1649
3120 형용모순, 언어의 퇴보 風文 2022.07.14 1650
3119 지명의 의의 風文 2021.11.15 1651
3118 할 말과 못할 말 風文 2022.01.07 1653
3117 인기척, 허하다 風文 2022.08.17 1656
3116 후텁지근한 風文 2023.11.15 1656
3115 언어적 자해 風文 2022.02.06 1659
3114 헛스윙, 헛웃음, 헛기침의 쓸모 風文 2023.01.09 1665
3113 참고와 참조 風文 2023.07.09 1666
3112 ‘사흘’ 사태, 그래서 어쩌라고 風文 2022.08.21 1668
3111 납작하다, 국가 사전을 다시? 주인장 2022.10.20 1675
3110 질척거리다, 마약 김밥 風文 2022.12.01 1675
3109 한자를 몰라도 風文 2022.01.09 1680
3108 비는 오는 게 맞나, 현타 風文 2022.08.02 1684
3107 하룻강아지 / 밥약 風文 2020.05.29 168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