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1.10.31 09:08

외부인과 내부인

조회 수 144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외부인과 내부인

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면 여러 가지 문제나 사건에 참여할 권리가 생긴다. 따라서 광범위한 참여가 있을수록 기능이 왕성해지는 정치, 시장, 종교 같은 영역에서는 많은 사람의 참여를 북돋우며 길에서 전단지를 나눠주기까지 한다. 가능한 한 많은 외부인을 내부로 끌어들이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영역에서는 내부인들끼리도 매우 절도 있게 행동해야 한다. 이익과 우선권을 분배하는 과정에서는 ‘결정권자’와 ‘의뢰인’ 사이에 신뢰와 절제를 갖추며 규율과 질서를 지키는 일이 중요하고,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외부인보다 더 위험한 일을 저지르기 쉽기 때문이다.

이러한 당연한 질서가 흔들리는 모습을 최근에 자주 보게 된다. 넓은 의미의 안보 관련 대중 집회에 말씨가 다른 사람이 참석했다 해서 혹시 ‘불순’한 사람이 끼어든 것이 아닌지 오해하는 경우가 있었다. 말씨의 차이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다른 장애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선입관이 문제 해결을 그르친다.

또 다른 경우 지역구 공천과 관련된 일로 주고받은 통화 내용이 그 공정성에 의문을 가지게 만든 경우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것은 반대로 간여할 일과 하지 말아야 일을 구별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 즉 ‘외부인’으로서 개입한 것이다. 더구나 ‘형’이니 하는 호칭을 사용하여 전반적인 공식 절차가 사사로이 흘러갔음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근본 질서가 흔들린 것이다.

인간관계도 그러하지만 사회 구조와 질서 역시 한시도 흐트러지지 않고 빈틈없이 다듬어야 반듯하게 유지된다. 잠시라도 “나 하나쯤이야” 하며 방심하는 순간에 사회적 균열이 오게 되어 있다. 사회의 통합은 지도자 못지않게 개별 구성원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김하수/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53762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200349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15355
    read more
  4. 배레나룻

    Date2024.02.18 By風文 Views1522
    Read More
  5. 할 말과 못할 말

    Date2022.01.07 By風文 Views1532
    Read More
  6. ‘시끄러워!’, 직연

    Date2022.10.25 By風文 Views1532
    Read More
  7. 지명의 의의

    Date2021.11.15 By風文 Views1534
    Read More
  8. 표준말의 기강, 의미와 신뢰

    Date2022.06.30 By風文 Views1534
    Read More
  9. 정치의 유목화

    Date2022.01.29 By風文 Views1535
    Read More
  10. 너무

    Date2023.04.24 By風文 Views1535
    Read More
  11. ‘~면서’, 정치와 은유(1): 전쟁

    Date2022.10.12 By風文 Views1536
    Read More
  12. 언어적 자해

    Date2022.02.06 By風文 Views1544
    Read More
  13. 울타리 표현, 끝없는 말

    Date2022.09.23 By風文 Views1545
    Read More
  14. 헛스윙, 헛웃음, 헛기침의 쓸모

    Date2023.01.09 By風文 Views1545
    Read More
  15. 후텁지근한

    Date2023.11.15 By風文 Views1548
    Read More
  16. 아이 위시 아파트

    Date2023.05.28 By風文 Views1550
    Read More
  17. 단골

    Date2023.05.22 By風文 Views1557
    Read More
  18. 지도자의 화법

    Date2022.01.15 By風文 Views1558
    Read More
  19. 기림비 2 / 오른쪽

    Date2020.06.02 By風文 Views1559
    Read More
  20. 인기척, 허하다

    Date2022.08.17 By風文 Views1560
    Read More
  21. 맞춤법을 없애자, 맞춤법을 없애자 2

    Date2022.09.09 By風文 Views1561
    Read More
  22. 한자를 몰라도

    Date2022.01.09 By風文 Views1564
    Read More
  23. 비는 오는 게 맞나, 현타

    Date2022.08.02 By風文 Views1565
    Read More
  24. 국가의 목소리

    Date2023.02.06 By風文 Views1566
    Read More
  25. 공화 정신

    Date2022.01.11 By風文 Views157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