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호함지다
한라산과 백두산에 눈이 내렸다. 같은 눈을 보고도 남북은 표현을 달리한다. 남한 말 ‘탐스럽다’에 해당하는 북한 말 ‘호함지다’가 그 경우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지만 호함지게 내린 첫눈을 보는 순간 용기가 났다” 식으로 쓰인다. 이 예문에선 ‘호함지다’가 복합 의미(흐뭇하다+탐스럽다:흐뭇할 만큼 탐스럽다)를 담고 있지만 문장에 따라 남한 말 ‘탐스럽다’와 ‘흐뭇하다’의 (의미상) 경계를 넘나들면서 호환되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즐겁던 일은 한바탕 호함진(흐뭇한) 웃음 끝에 흔히 잊어지고 마는데 어려운 나날들에 맺힌 사연은 기억의 쪽문을 열고…괴여 오르곤 한다.”-김철 ‘천지의 물줄기’
“가을이 됐으니 호함진(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야 할 텐데 웬일인지 쭉정이 농사뿐이다.”-김철 ‘뻐꾸기는 철없이 운다’
‘호함지다’를 더 살펴보니 ‘값지다·기름지다·멋지다’ 등이 떠오른다. ‘사물이 어떤 성질이나 모양이다’라는 것을 강조할 때 남한에선 명사에 접사 ‘-지다’를 흔히 붙여 사용한다. ‘호함지다’ 또한 ‘호함+지다’ 구성일 것 같은데 북한 사전엔 ‘호함’과 ‘-지다’를 따로 분류해 놓지 않았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60569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7083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2060 |
2952 | 고육지책, 궁여지책 | 바람의종 | 2012.09.28 | 11771 |
2951 | 눈발, 빗발, 화장발 | 바람의종 | 2012.09.27 | 9031 |
2950 | 쪼달리다, 쪼들리다 / 바둥바둥, 바동바동 | 바람의종 | 2012.09.27 | 14006 |
2949 | 일찌기, 일찍이 / 더우기, 더욱이 | 바람의종 | 2012.09.26 | 31733 |
2948 | 귀향객, 귀성객 | 바람의종 | 2012.09.26 | 8658 |
2947 | 그런 식으로 / 그런식으로 | 바람의종 | 2012.09.25 | 13829 |
2946 | '숫'을 쓰는 동물 | 바람의종 | 2012.09.25 | 10130 |
2945 | 밤새 / 밤새워 | 바람의종 | 2012.09.24 | 10783 |
2944 | 안전성 / 안정성 | 바람의종 | 2012.09.24 | 16360 |
2943 | 뒤처지다, 뒤쳐지다 | 바람의종 | 2012.09.21 | 12744 |
2942 | 눈이 많이 왔대/데 | 바람의종 | 2012.09.20 | 9121 |
2941 | 여간 쉽지 않다 | 바람의종 | 2012.09.20 | 9850 |
» | 호함지다 | 바람의종 | 2012.09.19 | 8747 |
2939 | '꼴' 띄어쓰기 | 바람의종 | 2012.09.19 | 15745 |
2938 | 내일 뵈요, 내일 봬요 | 바람의종 | 2012.09.14 | 14725 |
2937 | '구정'은 일본식 표기 | 바람의종 | 2012.09.13 | 11811 |
2936 | 그림의 떡, 그림에 떡 | 바람의종 | 2012.09.13 | 17431 |
2935 | 살 | 바람의종 | 2012.09.12 | 9017 |
2934 | 널브러져/널부러져/너브러져/너부러져 | 바람의종 | 2012.09.12 | 28133 |
2933 | 알맞는, 알맞은 / 걸맞는, 걸맞은 | 바람의종 | 2012.09.11 | 16770 |
2932 | 계좌, 구좌 | 바람의종 | 2012.09.11 | 9983 |
2931 | 어명이요!, 어명이오! | 바람의종 | 2012.09.06 | 1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