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11.01 21:15

처음처럼

조회 수 11470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처음처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나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신영복 '처음처럼'>

'아하' '단비' '새날' 중 하나로 명칭이 정해질 뻔한 두산 소주의 신제품은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의 시 '처음처럼'에서 영감을 얻어 올해 초 이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온다. '처음처럼'은 출시 6개월 만에 소주 시장에서 마의 10%라는 점유율을 넘어서며 실질적인 업계 2위로 자리 잡았다. 송년회 등으로 술자리가 많은 요즘 진로 '참이슬'과 두산 '처음처럼'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처음처럼'이 알코올 도수를 20도로 낮춰 시장에 내놓으며 돌풍을 일으키자 진로는 이에 맞대응해 마지노선이라는 20도보다 낮은 19.8도의 '참이슬 후레쉬'를 내놓았다. '처음처럼'의 성공은 단순히 순한 맛이나 광고에만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처음처럼'이란 감성적인 우리말 이름이 사람들의 감수성을 자극한 영향이 커 보인다. 소비자는 본능적으로 노력이 적게 드는 두 음절 단어의 이름을 기억하려 한다는 기존 관념을 '처음처럼'이 허문 것도 이런 해석을 가능케 한다. '처음처럼'은 여러 군데 한글단체가 선정하는 올해 좋은 이름에 뽑히기도 했다. 아파트나 고층 건물, 각종 상품 등의 이름에 뜻도 알기 어려운 외국어가 판을 치는 요즘 짧지 않은 순 우리말 이름 '처음처럼'의 성공은 신선한 바람이다. 내년에도 이런 좋은 이름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16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75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742
3040 걸신들리다 바람의종 2007.12.27 12558
3039 걸씨 오갔수다 바람의종 2009.10.08 7627
3038 걸판지게 놀다 바람의종 2012.05.09 12252
3037 검불과 덤불 바람의종 2009.07.24 7719
3036 검식, 감식 바람의종 2010.03.03 7369
3035 검어솔이 바람의종 2009.05.15 7019
3034 겁나 바람의종 2009.07.31 8603
3033 겁나게 꼬시구만! 바람의종 2010.07.09 11295
3032 겁나게 퉁겁지라! 바람의종 2010.05.11 11571
3031 게거품 風磬 2006.09.14 19546
3030 게르만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05 8562
3029 겨우내, 가으내 바람의종 2010.03.09 10265
3028 겨울 바람의종 2008.01.07 8288
3027 겨울올림픽 바람의종 2011.11.15 8820
3026 겯다 바람의종 2010.08.06 10610
3025 결단, 결딴 바람의종 2008.09.26 8584
3024 결단과 결딴 바람의종 2012.11.01 9185
3023 결속 바람의종 2008.03.13 7643
3022 결재, 결제 바람의종 2008.10.31 10878
3021 결제와 결재 바람의종 2010.03.26 14652
3020 결초보은 바람의종 2007.10.27 10145
3019 겸손해 하다 바람의종 2010.05.06 936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