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려, ~러
"변화구를 던지려 하지 말고 주특기인 강속구 연습에 매달리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던 짐 카트가 코치에게서 들은 충고다. 그해 그는 최고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대시'의 저자 에릭 아론슨은 단점을 보완하려 애쓰는 것보다 장점을 최고의 능력으로 키우는 게 성공의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던지려 하다' '보완하려 애쓰다'는 말엔 어떤 행동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욕망이 배어 있다. '-려'는 의도를 나타내는 연결어미로 "경쟁자를 추월하려 들지 말고 새로운 차선을 만들어 그 길로 달리는 게 블루오션 전략의 핵심이다"처럼 쓰인다. 그러나 이를 '추월하러 들다'로 쓰는 경우를 간혹 본다. '-러'는 "미국의 실패박물관엔 연기 없는 담배 등 화제의 실패작을 보러 오는 발길이 꾸준하다"처럼 가거나 오거나 하는 동작의 목적을 나타내는 연결어미다. "은행에 신용카드를 해지하러 갔다"처럼 '-러'를 쓰면 동작의 목적을, "부동산 계약을 해지하려 한다"처럼 '-려'를 쓰면 동작의 의도를 나타낸다.
'-려' 뒤에 생략된 '-고'를 붙여 보면 의미가 더 명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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