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08.31 15:42

아사리판 / 한용운

조회 수 11335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아사리판 / 한용운
숨은말탐험
한겨레









“네 놈 두 눈이 멀어 뵈는 게 없으니 세상을 이리 아사리판으로 만들어놨구나!” 인기 영화 〈왕의 남자〉에서 공길이 장생에게 건넨 대사 중 한 마디다. 여기서 ‘아사리판’은 현행 국어사전에는 없는 낱말이다. ‘아사리판’은 소설 등 문학 작품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네가 죽냐 내가 죽냐 하는 아사리판에 다른 사람의 생명은 알아 모셔서 어쩌겠냐는 세월이었다.”(이정환, 〈샛강〉) “살아도 좀 악착같이 살아 보자고 아예 아사리판 같은 서울역 광장으로 뛰어들었다.(현기영, 〈순이삼촌〉)

여기서 ‘아사리판’은 “다툼으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곳이나 그런 상태”란 의미로 쓰인다. 이렇게 입말·글말 자료에 나타나는 것이 확인되면 사전 편찬자는 ‘아사리판’의 조어 방식, 어원 등을 검토하여 올림말로 올리게 된다. 이 말의 어원은 토박이말·범어설 등 가설이 있으나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고 기록된 사례가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말도 숱한데, 이들은 곧 사라질 처지에 놓인 말들이다. 사전에 수록되지 않은 낱말을 사전에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일은 그 말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쓰고 읽는 글에서, 지금 말하고 듣는 자리에서 국어사전에 수록되지 않은 말은 없는지 살피는 것도 우리말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뜻있는 일이라 하겠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451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095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6133
3148 북한의 국화는 목란꽃 바람의종 2010.01.18 14032
3147 진안주 바람의종 2010.10.30 14024
3146 짬이 나다 바람의종 2008.01.30 14018
3145 늘상, 노상, 천상, 천생 바람의종 2009.11.03 14015
3144 올곧다 바람의종 2007.03.03 14002
3143 제비초리 바람의종 2007.03.23 13992
3142 자문을 구하다? 바람의종 2010.05.05 13987
3141 여보 바람의종 2010.07.05 13963
3140 금세, 금새 / 여태, 입때 / 늘상, 항상 바람의종 2008.12.15 13959
3139 도매급으로 넘기다 바람의종 2010.04.24 13951
3138 우려먹다(울궈먹다) 바람의종 2007.03.03 13941
3137 이녁 바람의종 2007.03.15 13928
3136 응큼, 엉큼, 앙큼 바람의종 2010.01.14 13902
3135 쌍거풀, 쌍가풀, 쌍꺼풀, 쌍까풀 바람의종 2012.07.27 13900
3134 참고와 참조 바람의종 2010.08.03 13889
3133 학부모 / 학부형 바람의종 2010.09.29 13862
3132 입추의 여지가 없다 바람의종 2008.01.28 13837
3131 늑장, 늦장/터뜨리다, 터트리다/가뭄, 가물 바람의종 2008.12.27 13836
3130 안정화시키다 바람의종 2012.04.23 13834
3129 슬라이딩 도어 바람의종 2011.01.30 13825
3128 쪼달리다, 쪼들리다 / 바둥바둥, 바동바동 바람의종 2012.09.27 13825
3127 앙갚음, 안갚음 바람의종 2011.11.27 1382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