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1949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바드민톤’과 ‘아수한 이별’

2000년 6월에 남북 정상회담이 있은 뒤, 민족 화해의 분위기는 9월에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열린 올림픽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개막식과 폐막식에 남과 북이 한반도 깃발을 들고 나란히 입장하였으며, 대회 중에는 서로 상대방 경기장을 찾아가 응원하는가 하면 선수촌을 방문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격려하기도 하였다. 이때 우리 쪽 배드민턴 선수가 북녘의 선수촌을 방문한 일이 있다. 북녘 선수는 반가이 맞이하면서 어떤 종목의 선수인가를 물었다. 남녘 선수는 ‘배드민턴’이라고 대답을 했다. 북녘 선수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아! 바드민톤” 하고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북녘에 ‘아수하다’라는 말이 있다. “아깝고 서운하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따금씩 열리고 있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서 남은 생애가 얼마 되지 않은 남북의 혈육이 짧은 시간을 같이하고 난 뒤 기약 없이 눈물로 헤어지는 사례들을 보아왔다. 참으로 아수한 장면이다. 이보다는 못하지만 북한의 문학작품에는 “내 오늘 마님한테 생원님이 떠날 것 같다는 말을 했더니 마님 얼굴이 대번에 해쓱해지질 않겠어. 이건 헤여지기 아수해서 그러는 거야. 헌데 서분인 나만 보면 싫다면서 가라구만 하니 이게 어디 될 법이나 한 일이야!”(<김정호>, 강학태, 문예출판사, 1987년, 127쪽)와 같은 예가 나온다.

전수태/고려대 전문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13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73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440
3260 한풀 꺾이다 바람의종 2008.02.01 16194
3259 단도리 바람의종 2008.02.04 16124
3258 붙이다, 부치다 바람의종 2012.01.07 16024
3257 알토란 같다 바람의종 2008.01.24 15996
3256 흡인력, 흡입력 바람의종 2009.11.12 15975
3255 어안이 벙벙하다 바람의종 2008.01.25 15971
3254 께 / 게 바람의종 2010.08.27 15951
3253 고명딸 風磬 2006.09.16 15948
3252 쥐어 주다, 쥐여 주다 바람의종 2008.09.23 15930
3251 빗어 주다, 빗겨 주다 바람의종 2009.10.06 15895
3250 휫바람, 휘바람, 휘파람 바람의종 2009.06.30 15863
3249 고뿔 風磬 2006.09.16 15814
3248 '꼴' 띄어쓰기 바람의종 2012.09.19 15799
3247 유돌이, 유도리 바람의종 2011.12.04 15794
3246 끝발, 끗발 바람의종 2010.03.17 15759
3245 안치다, 안히다 / 무치다, 묻히다 바람의종 2009.05.01 15745
3244 한번과 한 번 1 바람의종 2010.08.14 15714
3243 똔똔 / 도긴 개긴 바람의종 2012.07.13 15700
3242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 바람의종 2008.01.26 15633
3241 잎, 잎새, 잎사귀, 이파리 바람의종 2009.10.02 15617
3240 곤죽 바람의종 2010.04.17 15607
3239 않는, 않은 바람의종 2008.09.29 1557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