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1.06 19:39

메리야스

조회 수 9098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메리야스

주변에 에어컨을 거의 켜지 않고 지냈다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아 올여름이 그리 무덥지 않게 지나가는 듯하다. 시원하게 여름을 나려면 집에서만이라도 거의 속옷 차림을 하게 되는데, 속옷 중에서 얇고 잘 늘어나는 천으로 만든 윗옷을 대개 ‘메리야스’라 한다. 이 말은 에스파냐 말 ‘메디아스’(medias)가 일본말에서 ‘메리야스’(メリヤス)가 된 뒤 우리말로 들어온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메리야스라고 일컫는 것 중 하나는 목의 앞뒤가 깊게 파이고 소매가 없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반소매 형태의 것이다. 그런데 본래 ‘메리야스’는 옷의 종류가 아니라 천의 종류를 가리키는 말로서, 뜨개질로 코를 서로 엮어 촘촘하게 짠 것을 일컫는다. 이것이 처음 발명된 것은 적어도 기원전 1000년쯤으로 추정되는데, 3세기 것으로 보이는 유프라테스 강변의 유물이 가장 오래된 것이라 한다.

천으로서의 메리야스는 처음에는 양말을 만드는 데 쓰인 것으로 보인다. 아라비아 지역에서 발견된 4세기 유물이 바로 양말인데다, 유럽에 전파된 500년경 이후 14세기의 영국과 프랑스에서 왕족과 귀족들이 이 양말을 신었다는 증거가 있고, 15~16세기에 여성들이 이 방식으로 양말을 짜는 가내 부업이 성행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이 무렵 도버해협의 섬 여자들은 털실로 손뜨개질하여 짠 메리야스로 스웨터를 만들어 바다에 나가 일하는 남편에게 입히기도 했다고 한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179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846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256
3436 暴 (포와 폭) 바람의종 2011.11.10 15484
3435 히읗불규칙활용 바람의종 2010.10.21 14140
3434 히로뽕 바람의종 2008.02.20 13169
3433 흰 백일홍? 風文 2023.11.27 2274
3432 희쭈그리 바람의종 2008.02.29 13936
3431 희망 바람의종 2007.10.11 11315
3430 흥정 바람의종 2009.06.09 10160
3429 흡인력, 흡입력 바람의종 2009.11.12 15921
3428 흡연을 삼가 주십시오 바람의종 2008.03.08 16402
3427 흙성과 가린여흘 바람의종 2008.05.31 11371
3426 흘리대·흘리덕이 바람의종 2008.07.21 9672
3425 흐리멍텅하다 바람의종 2009.11.09 13648
3424 흉칙하다 바람의종 2009.02.02 16443
3423 흉내 / 시늉 바람의종 2009.09.07 11958
3422 휴거 바람의종 2007.10.10 15416
3421 휫바람, 휘바람, 휘파람 바람의종 2009.06.30 15790
3420 휘호 바람의종 2008.11.13 11095
3419 휘하 바람의종 2007.10.09 13614
3418 휘파람새 file 바람의종 2009.09.03 12221
3417 휘발성 바람의종 2010.08.07 14991
3416 휘거 風文 2014.12.05 25329
3415 훈훈하다 바람의종 2007.11.09 1374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