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2.06 10:44

뽐뿌와 지르다

조회 수 10375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뽐뿌와 지르다

외래어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과 언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데, 실생활에 밀접한 것으로는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고자 하는 물건이 있으면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손쉽게 시중의 최저가를 알아볼 수 있기에 소비자로서는 무척 편리한 여건이 된 셈이다. 그러나 소비자가 반드시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구매를 하는 것만은 아닌 듯하다. 충동구매도 만만찮아 보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이전 시대와 달리 지금은 남들이 무엇을 샀다고 소개·자랑하는 글에 끌려 구매하는 때가 있다. 유행하는 말로 큰맘 먹고 어떤 물건을 사는 것을 ‘지르다’라고 표현하며, 남한테서 구매를 권유받거나 내가 남의 구매 글을 읽고 충동을 느끼는 것을 ‘뽐뿌(질)를 당하다’라고 표현한다.

이때의 ‘뽐뿌’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듯이 영어 ‘펌프’(pump)가 어원이다. 이 말이 근래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져 이제 입말로도 쓰이는 때가 꽤 있는데, 사실은 강원·경상·전라·충청 지역 등에서 ‘펌프’ 대신 써 왔으므로 외래어의 사투리라 할 수 있다. 영어가 어원이지만 일본 외래어 ‘폰푸’(ポンプ)가 들어와 꼴이 바뀐 것으로 생각된다. ‘폰푸’가 ‘뽐뿌’로 변한 것은 일본어의 무성음이 때때로 우리에게 된소리로 들리며, 또 받침소리 ‘ン’이 뒤 자음의 소리 나는 위치를 닮는 현상에 말미암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김선철/국어원 학예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22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884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608
3436 “사겨라” “바꼈어요” 風文 2024.05.31 38
3435 “산따” “고기떡” “왈렌끼” 風文 2024.05.31 81
3434 ‘Seong-jin Cho’ ‘Dong Hyek Lim’ ‘Sunwook Kim’ 風文 2024.05.29 87
3433 어이없다 風文 2024.05.29 112
3432 말의 권모술수 風文 2021.10.13 877
3431 주책이다/ 주책없다, 안절부절하다/안절부절못하다, 칠칠하다/칠칠치 못하다 風文 2024.05.10 885
3430 언어적 주도력 風文 2021.09.13 910
3429 잡담의 가치 風文 2021.09.03 919
3428 법률과 애국 風文 2021.09.10 929
3427 무제한 발언권 風文 2021.09.14 953
3426 아무 - 누구 風文 2020.05.05 956
3425 정치인들의 말 風文 2021.10.08 959
3424 또 다른 공용어 風文 2021.09.07 967
3423 군인의 말투 風文 2021.09.14 967
3422 공공 재산, 전화 風文 2021.10.08 973
3421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風文 2024.05.10 979
3420 또 다른 이름 風文 2021.09.05 993
3419 선교와 압박 風文 2021.09.05 1011
3418 상투적인 반성 風文 2021.10.10 1015
3417 어버이들 風文 2021.10.10 1015
3416 고령화와 언어 風文 2021.10.13 1022
3415 언어 경찰 風文 2021.09.02 102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