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아비바람꽃
풀꽃이름
이런저런 사정으로 ‘홀아비’가 되었겠지만, 찬 겨울에 이름만 들어도 측은한 사람이 ‘홀아비’ 아닐까 싶다.
‘홀아비바람꽃’에서 ‘홀아비’는 한개씩 자라는 꽃대에 꽃이 한 송이씩만 피어서 붙은 이름이다. 홀쭉한 목을 쭉 빼들고 외롭게 서 있는 모습에 비유한 것이다. ‘홀아비꽃대’라는 풀꽃도 꽃대가 한줄기씩 올라와서 붙은 이름이다.
‘바람꽃’은 주로 높은 곳에서 자라서 가늘고 여린 풀꽃이 바람에 많이 흔들리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여러 종류의 ‘바람꽃’을 흔히 그리스말 ‘아네모네’라고 부르는데, 이도 ‘바람의 딸’이라는 뜻이라고 하여 서로 통하나 우리말로 ‘바람꽃’이라고 부르면 더 좋겠다. 결국 홀아비바람꽃은 모양과 자라는 곳을 함께 담은 이름이다.
홀아비바람꽃은 우리나라 특산이라서 한자말로는 ‘조선은련화’(朝鮮銀蓮花)라고 하며, 현재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사람 사회는 그렇지 않은 듯 싶다. 예로부터 홀아비는 이가 서 말, 과부는 은이 서 말이라고 했으나, 홀아비바람꽃은 홀로 서 있을 뿐 깔끔하고 산뜻하며 군락지의 모습은 아름답고 기품까지 내뿜으니 부디 홀아비들께서는 끼니 잘 챙겨 드시고 힘내시길 ….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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