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3 20:29

가히·논개②

조회 수 9702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히·논개②

연산주 때 왕의 남자에 견줄 광해주 때 왕의 여자, 介屎(개시)가 있었다. 기록을 보면 선조를 독살한 여인으로, 또 광해주의 사랑을 받고 나랏일도 주무른 이로 나타나는데, 시대상으로 보아 두 사람일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광해주가 아비를 독살하고 왕이 됐다는 주장은 인조반정에서 내세운 큰 명분이었다고 한다.

한자 屎는 ‘똥 시’로 읽히니 介屎(개시)를 개똥이라고 부르는 때도 많다. 그러나 이때 사정을 적은 <계축일기>에는 개시도 개똥이도 아닌 ‘가히’로 적혀 있다. <동국신속삼강행실>에서는 ‘가히’를 加屎(가시)로도 적는다. <훈몽자회>에서도 히읗을 屎로 적는 것을 보면 屎(시)는 ‘히’를 적는 것으로 이미 굳었던 것 같다. 사람이름에 ‘돌히·나히·막돌히·쇼히·일히·차돌히’ 따위가 있는데, 이름을 적을 때는 한결같이 屎를 끌어다 ‘乭屎/突屎·乃屎·莫乭屎·牛屎·一屎·次乭屎’ 따위로 적었다. 사람이름 ‘그티/귿티’는 末叱致(말질치)/唜致로 적는데, 末叱屎/唜屎(귿히)로 적은 기록도 보인다.

‘가히’는 사람이라는 뜻과 집에서 키우는 개라는 뜻이 함께 있었다. 중세 말 아므가히(某人)는 요즘의 아무개, 방언의 아무거시에 해당한다. 중세 말에서 사람이라는 뜻의 ‘가히’를 보면 비슷한 이름접미사인 ‘-가/가이/개’도 같은 뜻을 지닌 것으로 생각된다. 남자와 여자의 이름인 논개는 ‘논 사람’(沓人)이란 뜻을 지녔다. ‘-가히’가 더해진 사내이름에 ‘강가히·날가히·언가히·은가히·큰가히’ 따위가 있고, 계집이름에는 ‘가진가히·막가히·맵가히·봄가히·분가히·슌가히·운가히·진가히’ 따위가 있다.

최범영/한국지질자원연구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67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19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176
3172 파투 바람의종 2007.09.04 9819
3171 파천황 바람의종 2007.09.04 9776
3170 파이팅, 오바이트, 플레이, 커닝 바람의종 2008.09.23 8753
3169 파이팅 바람의종 2009.06.01 8845
3168 파열음 바람의종 2010.01.15 10194
3167 파스 바람의종 2009.05.01 12952
3166 파리지옥풀 바람의종 2008.03.15 9056
3165 파랗다와 푸르다 윤영환 2008.09.03 8524
3164 파랗네, 파레지다 바람의종 2009.04.03 10113
3163 파랑새 바람의종 2009.06.16 7417
3162 파국 바람의종 2007.09.01 8981
3161 파고다 바람의종 2010.02.09 11712
3160 파경 바람의종 2007.09.01 11042
3159 트레킹, 트래킹 바람의종 2009.03.27 8730
3158 트랜스 바람의종 2010.01.11 11128
3157 튀르기예 / 뽁뽁이 風文 2020.05.21 1748
3156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바람의종 2008.03.04 12554
3155 퉁맞다 바람의종 2007.03.30 8145
3154 퉁구스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16 10666
3153 투성이 바람의종 2010.08.27 9368
3152 퇴화되는 표현들 / 존댓말과 갑질 風文 2020.07.07 2142
3151 퇴짜 바람의종 2007.08.31 1030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