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2 08:32

술이홀과 파주

조회 수 7695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술이홀과 파주

경기도 파주는 백제 지역으로 ‘술이홀’이었다. 땅이름에서 ‘술’은 한자어 ‘봉’(峯)으로 맞옮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경덕왕 때는 ‘술이홀’이 ‘봉성현’으로 바뀌었다. 또한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백제의 ‘아술현’이 ‘음봉현’으로 바뀌었으며, 우술군(雨述郡)은 비풍군(比豊郡)으로 바뀌었다는 기록도 나온다. ‘풍’의 옛날 발음이 ‘붕’이었음을 고려한다면, 우술군의 ‘술’도 ‘봉’(峯)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땅이름에 쓰이는 ‘수리’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리봉’, ‘수릿재’, ‘수릿골’, ‘수리못’ 등이 이에 해당한다. ‘술이’는 말소리가 ‘수레’와 유사하다. ‘수레’의 옛말은 ‘술위’였으므로, ‘술이’와 ‘술위’는 서로 바뀌어 쓰일 수 있다. 이러한 보기로는 ‘수릿고개’가 ‘차령’(車嶺)으로 불린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것을 생각해 보면 ‘수리’는 단지 ‘봉우리’만을 뜻하는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땅이름에 나타나는 ‘수리’는 보통 작지만 둥근 모습을 띤 형세를 표현한다. ‘수리봉’이나 ‘수리못’은 둥근 봉우리와 연못을 나타내고, ‘수리바회’는 둥근 바위를 뜻한다. ‘강강술래’가 둥글게 추는 춤을 뜻하며, 궁중 나인을 뜻하는 ‘무수리’는 ‘물’에 ‘수리’가 붙은 말이니 물동이를 이어 나르는 신분이었다.

파주를 ‘술이’라고 한 건 감악산과 노고산, 개명산 등과 같이 두루뭉술한 산세와 임진강이 굽이져 흐르는 모습이 어우러진 까닭이라고 할 수 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58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711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086
3150 국가 사전 폐기론, 고유한 일반명사 風文 2022.09.03 1661
3149 성인의 세계 風文 2022.05.10 1662
3148 지긋이/지그시 風文 2023.09.02 1662
3147 정치의 유목화 風文 2022.01.29 1663
3146 ‘파바’와 ‘롯리’ 風文 2023.06.16 1664
3145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風文 2023.11.10 1671
3144 괄호, 소리 없는, 반격의 꿔바로우 風文 2022.08.03 1673
3143 맞춤법을 없애자, 맞춤법을 없애자 2 風文 2022.09.09 1673
3142 ‘부끄부끄’ ‘쓰담쓰담’ 風文 2023.06.02 1674
3141 인기척, 허하다 風文 2022.08.17 1675
3140 국가의 목소리 風文 2023.02.06 1678
3139 배운 게 도둑질 / 부정문의 논리 風文 2023.10.18 1679
3138 북한의 ‘한글날’ 風文 2024.01.06 1681
3137 어쩌다 보니 風文 2023.04.14 1685
3136 ‘건강한’ 페미니즘, 몸짓의 언어학 風文 2022.09.24 1693
3135 ‘웃기고 있네’와 ‘웃기고 자빠졌네’, ‘-도’와 나머지 風文 2022.12.06 1693
3134 지도자의 화법 風文 2022.01.15 1694
3133 단골 風文 2023.05.22 1696
3132 아이 위시 아파트 風文 2023.05.28 1696
3131 국어 영역 / 애정 행각 風文 2020.06.15 1697
3130 풀어쓰기, 오촌 아재 風文 2022.10.08 1697
3129 지명의 의의 風文 2021.11.15 169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