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
흔히 나오는 사극이나 ‘스캔들, 황진이’ 등의 영화를 보면 옛날 여인들이 어떻게 꾸미고 살았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분꽃’은 가루를 뜻하는 분(粉)과 꽃이 합친 말로, 까만 분꽃씨앗에 들어 있는 ‘가루’를 화장할 때 썼다고 붙은 이름이다. 분꽃씨 가루는 기미·주근깨·여드름을 치료하는 데 쓰기도 하였다. 마당가에 분꽃을 길러본 사람은 분꽃귀고리를 해 봤던 추억도 있으리라. 영어로는 ‘페루의 놀라움’(marvel of Peru)이나 ‘네 시’(four-o’clock) 꽃이라고 이른다. 이 이름은 분꽃의 원산지가 열대 아메리카이고, 해질 때부터 아침까지 피는 꽃임을 알게 해 준다.
비록 좁은 발코니밖에 없더라도 화분에 씨앗을 뿌리면 아침에는 나팔꽃을 볼 수 있고, 나팔꽃이 지고 나면 다시 분꽃을 볼 수 있다. 식물의 연주를 누려보는 것은 어떠실지! 실은 분꽃이나 박꽃이 피면 저녁밥 준비를 하시던 어머니들이 그 리듬에 맞추어 살았던 셈이다.
‘거기에 사람이 살고 있었네’를 실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난하고 척박하던 시절에도 오히려 넉넉하게 화장도 하고 사랑을 꽃피우며 살았음을 까만 분꽃씨를 쪼개며 되새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8590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5014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9987 |
3150 | 정치인의 애칭 | 風文 | 2022.02.08 | 1307 |
3149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이제 '본전생각' 좀 버립시다 | 風文 | 2022.02.06 | 1140 |
3148 | 프레임 설정 | 風文 | 2022.02.06 | 1933 |
3147 | 언어적 자해 | 風文 | 2022.02.06 | 1449 |
3146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IMF, 막고 품어라, 내 인감 좀 빌려주게 | 風文 | 2022.02.01 | 1321 |
3145 | 순직 | 風文 | 2022.02.01 | 1164 |
3144 | 삼디가 어때서 | 風文 | 2022.02.01 | 1287 |
3143 | 말의 평가절하 | 관리자 | 2022.01.31 | 1225 |
3142 | 어떤 문답 | 관리자 | 2022.01.31 | 1257 |
3141 | 사저와 자택 | 風文 | 2022.01.30 | 1148 |
3140 | 아줌마들 | 風文 | 2022.01.30 | 1188 |
3139 | 태극 전사들 | 風文 | 2022.01.29 | 1233 |
3138 | 정치의 유목화 | 風文 | 2022.01.29 | 1412 |
3137 | 외래어의 된소리 | 風文 | 2022.01.28 | 1192 |
3136 | 통속어 활용법 | 風文 | 2022.01.28 | 1274 |
3135 | 말과 공감 능력 | 風文 | 2022.01.26 | 1058 |
3134 | 정당의 이름 | 風文 | 2022.01.26 | 1154 |
3133 | 법과 도덕 | 風文 | 2022.01.25 | 1192 |
3132 | 연말용 상투어 | 風文 | 2022.01.25 | 1084 |
3131 | 말로 하는 정치 | 風文 | 2022.01.21 | 1243 |
3130 | 야민정음 | 風文 | 2022.01.21 | 1188 |
3129 | 쇠를 녹이다 | 風文 | 2022.01.15 | 16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