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112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고마미지’와 ‘강진’

‘고마미지’(古馬彌知)는 전남 강진의 옛 이름이다. <난중일기>에 나타나는 ‘구미’가 ‘곶’과 같은 의미를 지녔음을 밝힌 바 있듯이, ‘고마미지’는 ‘구미’의 어원에 해당하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고마미지’ 이외에도 ‘송미지’(松彌知), ‘무동미지’(武冬彌知)가 더 나타난다. 최남선이 서문을 쓴 <동경통지>(東京通志)>에, ‘미지’는 바다의 물굽이가 처진 읍(灣邑)을 일컫는다고 하였다. ‘송미지’는 지금의 전북 고창이며, ‘무동미지’는 비안 북부(庇安北部·전북 군산)인데 ‘단밀현’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또한 고려 공양왕 때 지금의 경남 통영을 ‘고성’이라 부른 적이 있다. 이 고성의 옛이름이 ‘고자미동’(古資彌冬)이다. ‘미지’의 옛 발음이 ‘미디’였음을 고려한다면, ‘미디’와 ‘미동’은 중국 한자음을 표기하는 과정에서 달라진 형태의 말임이 틀림없다. ‘미지’는 간혹 ‘미치’로 읽히기도 하였다. <동경통지>에서는 ‘고자미동’의 ‘고자’는 ‘구지’로 바뀔 수 있으며, ‘구지’는 ‘반도’(半島)의 뜻을 갖는다고 풀이하였다.

이를 고려할 때 ‘구지’, ‘구미’, ‘미지’, ‘미치’ 등은 모두 중국 한자음이 전래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토박이말 ‘곶’을 다양하게 표기한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전혀 무관해 보이는 말들이 어원적으로 깊은 관련이 있음을 땅이름에서 찾아낼 수 있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94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42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404
3149 가차없다 바람의종 2007.04.28 10535
3148 가책 바람의종 2007.05.25 11465
3147 가파르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2.07 8509
3146 가히·논개② 바람의종 2008.04.23 9661
3145 각각 / 씩 바람의종 2010.02.28 8103
3144 각광 바람의종 2007.05.28 5606
3143 각둑이, 깍둑이, 깍두기, 깍뚜기 바람의종 2009.11.09 14363
3142 각시취 바람의종 2008.04.29 7169
3141 각축 바람의종 2007.05.28 6023
3140 간(間)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8.12.27 11543
3139 간디·무작쇠 바람의종 2008.06.18 6392
3138 간이 부었다 바람의종 2007.12.26 11771
3137 간절기 바람의종 2012.05.11 12140
3136 간지 바람의종 2009.03.03 8262
3135 간지 바람의종 2010.08.03 9572
3134 간지는 음력 바람의종 2010.01.20 13336
3133 간지럽히다 바람의종 2009.02.12 9381
3132 간지르다, 간질이다 바람의종 2009.08.03 8574
3131 간판 문맹 風文 2014.12.30 24351
3130 갈가지 바람의종 2009.07.30 7910
3129 갈갈이, 갈가리 바람의종 2008.10.30 741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