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31 06:13

오누이

조회 수 8066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오누이

요즘 들어 오누이만 둔 집안이 많다. 오누이를 바꾸면 누나동생이다. 우리말에서 피붙이를 부르는 말이 가지런한데, 그 중에서 어긋나는 데가 두엇 있다. 본디 언니·아우로 계집사내를 가리지 않고 썼으나 근래 들어 ‘언니’는 여형제끼리 쓰는 말이 되었다. 대신 이 자리를 형(兄)이 차지했는데, 이 또한 사내계집을 가리지 않는다. 피붙이 사이에는 ‘님’자를 붙여 쓰지 않는 게 자연스러운데, 형님·누님이 어긋난다. 아우 대신 ‘동생’을 만들어 쓴다.

‘언니’의 어린이말로 ‘엉가’가 있다. 언니가 남녀를 가리지 않았다는 건 어린이말 ‘엉가’가 남녀 형제를 가리지 않고 썼던 데서도 알 수 있다. ‘형’을 일컫는 사투리로 ‘세이·성·성님·힝아 …’ 들이 있다. “힝아 힝아 시집살이 어떻더노/ 성님 성님 사촌성님 시집살이 어떻더노”(시집살이 노래)

오누이 또는 형제로 걸리는 사람끼리 부르는 말들도 꽤 복잡하다. 아주머님·형수님(형의 아내)↔도련님·아지뱀(시동생), 제수·계수씨(남동생 아내↔아주버님(시아주버니), 자형(누나 남편)↔처남, 매부·○서방(누이 남편)↔처남, 새언니·형님(오라비 아내)↔올케(시누), 형부(언니 남편)↔처제 ….

남매는 오누이를, 자매는 누나 ‘자’(姉) 누이 ‘매’(妹)로서 언니·아우를 일컫는데, 누이 남편이면 매부(妹夫), 누나 남편이면 자부(姉夫)가 적절하다. 실제로 ‘자부’는 잘 쓰지 않고 형뻘로 쳐서 ‘자형’이라 한다. 손위 누이의 남편이라며 매형을 많이 쓰는데, ‘매+형’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33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84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1802
3172 ‘며칠’과 ‘몇 일’ 風文 2023.12.28 1620
3171 사투리 쓰는 왕자 / 얽히고설키다 風文 2023.06.27 1622
3170 ‘나이’라는 숫자, 친정 언어 風文 2022.07.07 1624
3169 방언의 힘 風文 2021.11.02 1626
3168 삼디가 어때서 風文 2022.02.01 1627
3167 1.25배속 듣기에 사라진 것들 風文 2023.04.18 1627
3166 1도 없다, 황교안의 거짓말? 風文 2022.07.17 1630
3165 ‘이’와 ‘히’ 風文 2023.05.26 1633
3164 공적인 말하기 風文 2021.12.01 1634
3163 오염된 소통 風文 2022.01.12 1634
3162 기림비 2 / 오른쪽 風文 2020.06.02 1636
3161 ‘이고세’와 ‘푸르지오’ 風文 2023.12.30 1638
3160 혁신의 의미, 말과 폭력 風文 2022.06.20 1640
3159 웰다잉 -> 품위사 風文 2023.09.02 1641
3158 위탁모, 땅거미 風文 2020.05.07 1642
3157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IMF, 막고 품어라, 내 인감 좀 빌려주게 風文 2022.02.01 1642
3156 만인의 ‘씨’(2) / 하퀴벌레, 하퀴벌레…바퀴벌레만도 못한 혐오를 곱씹으며 風文 2022.11.18 1644
3155 지식생산, 동의함 風文 2022.07.10 1645
3154 노랗다와 달다, 없다 風文 2022.07.29 1645
3153 ‘~스런’ 風文 2023.12.29 1647
3152 대화의 어려움, 칭찬하기 風文 2022.06.02 1648
3151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風文 2023.11.10 165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