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3.04 03:38

여우잠

조회 수 10028 추천 수 29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여우잠

‘깊이 들지 않은 잠’을 ‘여우잠’이라 한다. 여우잠은 남녘 국어사전에 오르지 않았으나 일상생활에서 간혹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 두루 쓰는 ‘노루잠·토끼잠·괭이잠·개잠’이 있다. 이들 말은 ‘깊이 들지 않아서 자꾸 놀라 깨는 잠’을 뜻하므로 ‘자꾸 놀라 깬다’는 뜻이 더 있다. 노루와 토끼는 힘센 육식 동물의 공격에 대비해야 하니 깊은 잠을 안 자는 습성이 있다. 괭이(고양이)는 기원전 1500년께 고대 이집트에서 길들였다는 기록이 있고, 개는 적어도 1만년 동안 인간과 함께 살아왔다고 한다. 이들은 사람보다 청각이 발달해 작은 움직임이나 소리에도 잠에서 깨기에 깊은 잠을 안 자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우잠은 왜 ‘깊이 들지 못한 잠’을 뜻하게 되었을까? ‘노루·토끼’나 ‘괭이·개’와 같은 방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남북이 같이 쓰는 ‘여우볕’은 ‘비나 눈이 오는 날 잠깐 나왔다가 숨어버리는 볕’이고, 남녁말 ‘여우비’는 ‘볕이 있는 날 잠깐 오다가 그치는 비’이다. 여우볕과 여우비는 ‘잠깐 지속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여우잠’을 이해할 수 있겠다.

‘겉잠’과 관련 지어서도 해석할 수 있다. 겉잠은 ‘겉으로만 눈을 감고 자는 체하는 것’ 혹은 ‘깊이 들지 않은 잠’이다. 앞의 뜻은 여우잠과 관련 지을 수 있다. 여우는 영리하고 교활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곧, ‘잠자는 체하지만 사실 안 자는 것’을 이르는 말로 시작해서 뒤의 뜻으로 쓰인다고 볼 수 있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46168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92748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07768
    read more
  4. 촌수

    Date2008.03.16 By바람의종 Views8356
    Read More
  5. 삿갓봉과 관악산

    Date2008.03.16 By바람의종 Views7924
    Read More
  6. 매발톱꽃

    Date2008.03.16 By바람의종 Views7788
    Read More
  7. 가시집

    Date2008.03.15 By바람의종 Views7453
    Read More
  8. 전농동과 설렁탕

    Date2008.03.15 By바람의종 Views8772
    Read More
  9. 파리지옥풀

    Date2008.03.15 By바람의종 Views8953
    Read More
  10. 얼음보숭이·에스키모

    Date2008.03.14 By바람의종 Views9049
    Read More
  11. 수진이 고개

    Date2008.03.13 By바람의종 Views9786
    Read More
  12. 결속

    Date2008.03.13 By바람의종 Views7547
    Read More
  13. 한터와 자갈치

    Date2008.03.12 By바람의종 Views9063
    Read More
  14. 은방울꽃

    Date2008.03.12 By바람의종 Views7083
    Read More
  15. 그닥

    Date2008.03.11 By바람의종 Views6898
    Read More
  16. 사위질빵

    Date2008.03.10 By바람의종 Views5620
    Read More
  17. 넋살탕

    Date2008.03.07 By바람의종 Views9095
    Read More
  18. 우리말의 짜임새와 뿌리

    Date2008.03.07 By바람의종 Views9549
    Read More
  19. 도내와 섬안

    Date2008.03.07 By바람의종 Views6323
    Read More
  20. 깽깽이풀

    Date2008.03.06 By바람의종 Views7292
    Read More
  21. 메다와 지다

    Date2008.03.06 By바람의종 Views7194
    Read More
  22. 여우잠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10028
    Read More
  23.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12420
    Read More
  24. 한라산과 두무산

    Date2008.03.04 By바람의종 Views9415
    Read More
  25. 괭이눈

    Date2008.03.01 By바람의종 Views647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