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말과 히브리말
아시아 서쪽 아라비아반도와 아프리카 북부지역에 걸쳐 널리 퍼진 말겨레가 셈말겨레라 한다. 셈말겨레는 다시 북서부와 중남부로 나뉘는데 북서부의 대표적인 말이 히브리말이며, 중남부의 대표적인 말이 아랍말이다. 히브리말은 본디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사용된 성경 언어로서 오랫동안 유대교의 문자언어로 유지해 오다가 19세기 말에 일상언어로 부활했으며, 1948년 이스라엘이 서면서 이스라엘의 공용어가 되었다.
아랍말은 이슬람의 성전 코란 언어로 확립된 7세기부터 종교적 발전과 더불어 분포지역을 크게 확대하였으며, 현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라비아반도의 여러 나라와 이집트·수단·리비아·알제리·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공용어로 쓰인다.
같은 말겨레에 딸린 까닭에 아랍말과 히브리말은 공통점이 많다. 이들 말은 대체로 세 자음이 한 형태소를 이루고, 그 안에 들어 가는 모음에 따라 여러 낱말로 파생되기도 하며 문법 기능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아랍말에 ‘k-t-b’라는 어근이 있는데, 여기에 ‘-i-a-’가 들어간 ‘kitab’는 책이고, ‘a-i-’가 들어간 ‘katib’는 서기라는 뜻이다. 그리고 글자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로로 쓰는 특징도 두 언어가 같다.
종교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대립과 싸움이 끊이지 않는, 물과 기름 같은 사이인 이스라엘과 아라비아권의 언어가 같은 계통인 셈말겨레에 든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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