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30 17:41

한뫼-노고산

조회 수 10478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뫼-노고산

우리나라 땅이름에 ‘할미’가 들어간 것이 비교적 많이 발견된다. 할미는 한자로 표기하면 ‘노고’(老姑)가 된다. 이러한 땅이름에는 여러 가지 전설이 덧붙어 있다. 예를 들어 지리산 노고단은 혁거세의 어머니 선도성모의 제사를 지냈던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런데 ‘노고산’은 충남 공주, 경북 성주를 비롯하여 거의 전국 곳곳에서 발견된다. 더욱이 ‘노고’의 토박이말인 ‘할미봉’이나 ‘할미산’을 합친다면, 할머니와 관련된 땅이름은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할미’가 들어간 땅이름이 많은 까닭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들은 어머니나 할머니는 모계사회에서 여성을 중시하여 붙은 이름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할미’는 반드시 산에 붙은 땅이름임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할미’의 ‘미’는 산의 토박이말인 ‘뫼’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곧 ‘할미’의 ‘할’은 ‘크다’의 뜻을 갖는 ‘한’이었으며, ‘미’는 ‘뫼’였다. ‘큰산’을 뜻하는 ‘한뫼’는 ‘할뫼’, 또는 ‘할미’로 불리었으며, 이 ‘할미’라는 낱말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전설이 덧붙게 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할미봉이나 할미산이 생겨나면, 이와 대응되는 할아비봉이 생겨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양양 서면의 할아비봉은 할미봉 맞은편에 있다. 할미와 할아비의 정겨운 이야기가 생겨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796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465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9517
3282 말의 미혹 風文 2021.10.30 1413
3281 날씨와 인사 風文 2022.05.23 1414
3280 동무 생각, 마실 외교 風文 2022.06.14 1414
3279 예민한 ‘분’ 風文 2023.05.29 1418
3278 인종 구분 風文 2022.05.09 1420
3277 주시경, 대칭적 소통 風文 2022.06.29 1420
3276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1421
3275 이단, 공교롭다 風文 2022.08.07 1422
3274 아주버님, 처남댁 風文 2024.01.02 1424
3273 좋은 목소리 / 좋은 발음 風文 2020.05.26 1426
3272 외래어의 된소리 風文 2022.01.28 1426
3271 왕의 화병 風文 2023.11.09 1426
3270 피동형을 즐기라 風文 2023.11.11 1426
3269 더(the) 한국말 風文 2021.12.01 1427
3268 새로운 한자어, 이름과 실천 風文 2022.06.18 1428
3267 정보와 담론, 덕담 風文 2022.06.15 1430
3266 붓다 / 붇다 風文 2023.11.15 1431
3265 영어 열등감, 몸에 닿는 단위 風文 2022.04.27 1432
3264 본정통(本町通) 風文 2023.11.14 1433
3263 ‘선진화’의 길 風文 2021.10.15 1434
3262 주현씨가 말했다 風文 2023.11.21 1437
3261 내일러 風文 2024.01.03 143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