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27 15:33

달개비

조회 수 9209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달개비

어렸을 때 ‘달개비’는 주변에서 흔하디 흔한 풀꽃이었다. 너무 흔해서 보지 않을 수 없던 꽃 달개비는 주로 마당가 닭장 근처 같은 데서 자란다. 그래서 이름도 무척 많다. ‘닭의장풀/ 닭의밑씻개/ 닭개비/ 닭의꼬꼬’와 같이 닭과 관련된 이름에다 고장에 따라 ‘달구씨깨비/ 고낭귀/ 고냉이풀/ 고니풀’ 같은 사투리가 있다. 어떤 이는 꽃모양이 닭 머리를 닮았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한자말 ‘압척초’(鴨척草)는 ‘오리발바닥풀’, 영어이름 ‘구스 글래스’(goose grass)는 ‘거위풀’이라는 뜻이니, 집에서 치는 날짐승의 종류로도 나라나 겨레마다 다른 생활상이 드러난다. 하긴 우리 겨레한테 닭만큼 친밀한 날짐승이 어디 있으랴. 닭을 풀꽃 이름에 붙인 다른 보기로는 맨드라미의 고장말인 ‘달구베슬/ 닭비슬’도 있고, ‘닭의덩굴/ 닭의비짜루’도 있다.

달개비는 남보라색의 꽃이 대부분이라서, 빛깔에 따라 ‘하얀달개비/ 자주달개비’로 달리 부른다. 꽃이 큰 품종은 예전에 하늘색 물감을 만들어 썼다. 하루면 시들어 버려서 또 다른 영어이름은 하루만 피는 꽃이라는 데이플라워(day-flower)고, 그런 연유로 꽃말은 ‘짧았던 즐거움’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제 닭장은 멀어지고, 달개비는 과학실험실에서 잎의 숨구멍을 보는 실습재료나, 꽃집에서 사다 기르는 관상용 화분으로나 볼 수 있게 되었다. 서울 어느곳 카페 이름 ‘달개비’도 재미있던데, 흙마당에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흙물이 튀는 달개비 꽃잎을 다시 보고 싶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달개비꽃]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46741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93309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08338
    read more
  4. 날래다와 빠르다

    Date2008.01.29 By바람의종 Views7301
    Read More
  5. 비갈망

    Date2008.01.29 By바람의종 Views8441
    Read More
  6. 색깔이름

    Date2008.01.29 By바람의종 Views21762
    Read More
  7. 마니산과 머리

    Date2008.01.28 By바람의종 Views8649
    Read More
  8. 말꽃과 삶꽃

    Date2008.01.28 By바람의종 Views6899
    Read More
  9. 깍지다리

    Date2008.01.28 By바람의종 Views7064
    Read More
  10. 삼촌

    Date2008.01.27 By바람의종 Views8039
    Read More
  11. 달개비

    Date2008.01.27 By바람의종 Views9209
    Read More
  12. 개차산과 죽산

    Date2008.01.27 By바람의종 Views8886
    Read More
  13. 뽑다와 캐다

    Date2008.01.26 By바람의종 Views8246
    Read More
  14. 자욱길

    Date2008.01.26 By바람의종 Views11607
    Read More
  15. 형제자매

    Date2008.01.26 By바람의종 Views11313
    Read More
  16. 듬실과 버드실

    Date2008.01.25 By바람의종 Views7597
    Read More
  17. 개양귀비

    Date2008.01.25 By바람의종 Views7302
    Read More
  18. 차례와 뜨레

    Date2008.01.25 By바람의종 Views8109
    Read More
  19. 이마귀

    Date2008.01.24 By바람의종 Views9174
    Read More
  20. 사촌

    Date2008.01.24 By바람의종 Views10279
    Read More
  21. 황새울과 큰새

    Date2008.01.24 By바람의종 Views11144
    Read More
  22. 너도밤나무

    Date2008.01.22 By바람의종 Views6715
    Read More
  23. 소젖

    Date2008.01.22 By바람의종 Views6379
    Read More
  24. 인사말

    Date2008.01.22 By바람의종 Views8871
    Read More
  25. 태백산과 아사달

    Date2008.01.21 By바람의종 Views751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