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25 14:30

듬실과 버드실

조회 수 7498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듬실과 버드실

“신라의 시조 혁거세는 전한의 오봉 원년 갑자에 나라를 세웠는데, 도읍의 길이가 3075보, 너비가 3018보이며, 35리 6부에 나라 이름을 서야벌(徐耶伐), 사라(斯羅), 사로(斯盧) 혹은 신라(新羅)라 하였다.”(<삼국사기> 지리지) 여기에 나타나는 ‘서야벌·사라·사로·신라’는 오늘날 ‘서울’의 어원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신라’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었던 것일까? 지리지에 나타나는 다른 지명에서는 이 말의 뜻을 짐작할 만한 것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작은 마을을 나타내는 땅이름에서 이 말의 뜻을 짐작할 수 있다. 사전 편찬사를 뒤적이면, 조선어학회에서 <큰사전>을 만들 바탕으로 ‘시골말’(방언)과 ‘조선말 지명’을 조사해 모은 자료가 나온다. 그 가운데 ‘듬실’[杜谷], ‘버드실’[柳谷]과 같은 지명을 볼 수 있다.

‘실’과 관련된 땅이름이 문헌에는 잘 보이지 않는데, ‘실’이 붙는 땅이름은 매우 많다. 한자 ‘곡’(谷)으로 맞옮겨 기록된 사례는 무수하다. 달리 말해 ‘실’은 ‘골짜기’의 뜻으로, 마을 이름에 ‘실’이 붙는 연유는 골 어귀에 마을이 형성됨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실’이 신라계 지명에서 온 남쪽 지방의 땅이름이라고 여겼는데, 앞의 자료는 평안 북부에서 나온 땅이름이었다. 실제로 ‘실’은 남쪽뿐만 아니라 경기 양평 등에서도 발견된다. 작은 마을 이름에서도 우리말의 뿌리를 찾아 볼 수 있는 사례라 하겠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52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09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9956
154 말꽃과 삶꽃 바람의종 2008.01.28 6767
153 깍지다리 바람의종 2008.01.28 6991
152 삼촌 바람의종 2008.01.27 7946
151 달개비 바람의종 2008.01.27 9082
150 개차산과 죽산 바람의종 2008.01.27 8793
149 뽑다와 캐다 바람의종 2008.01.26 8131
148 자욱길 바람의종 2008.01.26 11515
147 형제자매 바람의종 2008.01.26 11141
» 듬실과 버드실 바람의종 2008.01.25 7498
145 개양귀비 바람의종 2008.01.25 7196
144 차례와 뜨레 바람의종 2008.01.25 8013
143 이마귀 바람의종 2008.01.24 9086
142 사촌 바람의종 2008.01.24 10169
141 황새울과 큰새 바람의종 2008.01.24 11021
140 너도밤나무 바람의종 2008.01.22 6623
139 소젖 바람의종 2008.01.22 6285
138 인사말 바람의종 2008.01.22 8760
137 태백산과 아사달 바람의종 2008.01.21 7343
136 달맞이꽃 바람의종 2008.01.20 6196
135 부리다와 시키다 바람의종 2008.01.20 8140
134 말차례 바람의종 2008.01.20 487533
133 안시성과 아골관 바람의종 2008.01.19 657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