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17 02:11

가시버시

조회 수 7831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시버시

‘가시버시’는 요즘 널리 쓰지 않는 낱말인데, 누리집에는 이것을 두고 말들이 없지 않다. 우리 토박이말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토박이말 뜻을 몰라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니 참으로 반가운 노릇이다. 그런데 누리집에서 오가는 말들이 국어사전 때문에 잘못으로 빠지는 듯하다. 국어사전이 낱말 뜻풀이를 잘못하면 그것은 대법원이 법률을 잘못 풀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로잡을 길이 없다. 그런데 국어사전은 ‘가시버시’를 ‘부부’라고도 하고, ‘부부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니 ‘부부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니 해놓았다. ‘가시버시’는 ‘부부’도 아니고, 부부를 ‘속되게’ 이르거나 ‘낮잡아’ 이르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가시버시’는 보다시피 ‘가시+버시’다. ‘가시’는 ‘각시’니 요즘 말로 아내다. 그리고 ‘버시’는 ‘벗이’다. ‘벗이’는 ‘벗’에 임자토씨 ‘이’가 붙은 것이 아니고, 풀이토씨 ‘이다’에서 ‘이’만 붙여 어찌꼴로 썼다. 뜻은 ‘벗하여’ 또는 ‘벗으로’ 또는 ‘벗 삼아’와 비슷하다. 그래서 가시버시는 ‘각시를 벗하여’ ‘각시를 벗 삼아’ ‘각시를 벗으로’ 이런 뜻의 낱말이다. ‘남편이 아내와 둘이서 정답게’ ‘부부끼리 오손도손’ 이런 뜻으로 남들이 부러워하며 쓰는 낱말이다. “아따, 오늘 무슨 바람이 불어서 가시버시 그렇게 차려 입고 나섰는가?” “장에 가면서도 꼭 그렇게 가시버시 해야 직성이 풀리는가?” 이처럼, 평소에 사이좋게 살아가는 부부가 함께 나타나면 추어주느라고 부러움을 담아서 자주 쓰던 낱말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04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65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363
3172 얇다, 가늘다 바람의종 2009.08.06 14433
3171 며늘아기, 며늘아가 바람의종 2010.08.06 14430
3170 쇠다와 쉬다 바람의종 2010.04.17 14415
3169 유해, 유골 바람의종 2010.09.05 14410
3168 빈축, 효빈, 눈살, 눈쌀 바람의종 2009.12.04 14406
3167 제작, 제조, 조제 바람의종 2010.07.05 14400
3166 알았습니다. 알겠습니다. 바람의종 2012.06.19 14393
3165 오지랖이 넓다 바람의종 2008.01.27 14377
3164 햇쌀, 햅쌀, 해쌀 바람의종 2009.02.19 14377
3163 미소를 띠다 / 미소를 띄우다 바람의종 2009.05.29 14351
3162 ‘앗다’와 ‘호함지다’ 바람의종 2010.04.18 14330
3161 한식 요리 띄어쓰기 바람의종 2010.08.19 14328
3160 체신머리, 채신머리 바람의종 2009.07.18 14309
3159 죽음을 이르는 말들 file 바람의종 2010.01.08 14299
3158 입천장이 '데이다' 바람의종 2012.05.04 14291
3157 올곧다 바람의종 2007.03.03 14277
3156 버스 값, 버스비, 버스 요금 바람의종 2010.03.24 14276
3155 제비초리 바람의종 2007.03.23 14271
3154 오사바사하다 風磬 2007.01.19 14258
3153 히읗불규칙활용 바람의종 2010.10.21 14244
3152 부인, 집사람, 아내, 안사람 바람의종 2010.02.15 14236
3151 짬이 나다 바람의종 2008.01.30 1423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