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17 02:09

궁시렁궁시렁

조회 수 6954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궁시렁궁시렁

소리나 모양을 본떠서 나타내는 낱말을 시늉말이라 한다. 이런 말은 ‘졸졸/줄줄’, ‘겅중겅중/껑충껑충’처럼 자음이나 모음을 바꿔 느낌을 달리 나타낼 수 있다. 곧 ‘졸졸’보다 ‘줄줄’이 크고 무거운 느낌을, ‘겅중겅중’보다 ‘껑충껑충’이 ‘세고 거친 느낌’을 준다. 이처럼 시늉말에서는 양성보다 음성모음이 결합된 말이 크고 무거운 느낌을, 예사소리보다 된소리나 거센소리가 합친 말이 세고 거친 느낌을 준다. 시늉말 가운데 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이 적잖다.

“궁시렁궁시렁 불만이 많지만 … 조금씩 악기를 연주하게 된다.”(〈한겨레〉 2006년 3월15일치)/ “등 뒤에서 운전사가 뭐라고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상관하지 않았다.”(구효서 〈낯선 여름〉)/ “칡덩굴로 탄탄하게 엮은 광주리 속에서 중병아리가 삐약삐약 운다.”(박경리 〈토지〉)

못마땅하여 군소리를 자꾸 하는 모양을 뜻하는 말로 ‘구시렁구시렁’은 있지만 ‘궁시렁궁시렁’은 사전에 없고, ‘삐악삐악’은 있지만 ‘삐약삐약’은 오르지 않았다. 시늉말은 소리나 모양을 본뜬 말이므로 언중이 널리 쓰는 말을 사전에 올려야 한다. 현실에서는 ‘구시렁구시렁’보다는 ‘궁시렁궁시렁’이, ‘삐악삐악’보다는 ‘삐약삐약’이 더 많이 쓰인다. 이 말들을 사전에 올린다면 ‘궁시렁거리다·궁시렁대다·궁시렁궁시렁하다’와 ‘삐약거리다·삐약대다·삐약삐약하다’도 함께 올려야 할 것이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93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41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375
3392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1106
3391 '넓다'와 '밟다' 風文 2023.12.06 1336
3390 드라이브 스루 風文 2023.12.05 1314
3389 상석 風文 2023.12.05 1134
3388 흰 백일홍? 風文 2023.11.27 1642
3387 '마징가 Z'와 'DMZ' 風文 2023.11.25 1286
3386 반동과 리액션 風文 2023.11.25 1232
3385 ‘개덥다’고? 風文 2023.11.24 1407
3384 내색 風文 2023.11.24 1008
3383 '밖에'의 띄어쓰기 風文 2023.11.22 1205
3382 몰래 요동치는 말 風文 2023.11.22 1096
3381 군색한, 궁색한 風文 2023.11.21 1122
3380 주현씨가 말했다 風文 2023.11.21 1265
3379 ‘가오’와 ‘간지’ 風文 2023.11.20 1232
3378 까치발 風文 2023.11.20 1218
3377 쓰봉 風文 2023.11.16 1130
3376 부사, 문득 風文 2023.11.16 1024
3375 저리다 / 절이다 風文 2023.11.15 1204
3374 붓다 / 붇다 風文 2023.11.15 1253
3373 후텁지근한 風文 2023.11.15 1310
3372 조의금 봉투 風文 2023.11.15 1200
3371 본정통(本町通) 風文 2023.11.14 128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