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0.21 07:17

경제성

조회 수 9368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경제성

오래도록 전라 방언을 써 온 나이 든 분들은 ‘집에서’를 [집이서]로, ‘논에서’를 [논으서]로 소리 낸다. 또한 ‘하고’를 [허고]로, ‘하려면’을 [헐라먼, 힐라먼]으로 소리 낸다. 여기서 전라 사투리에서는 모음 [에] 대신 [으, 이]로, [아] 대신 [어]로 소리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모음은 높은 음으로 혀 앞에서 발음하고, [으] 모음은 높은 음으로 혀 가운데서 소리를 낸다. [어] 모음은 약간 높은 음으로 혀 가운데서 발음하기 때문에 낮은 음이면서 혀 가운데서 발음하는 [아] 모음보다 훨씬 소리 내기가 쉽다. 같은 환경에서 [으]를 가장 짧게 발음하고, [애, 아]를 가장 길게 소리 낸다. 높은 음인 [이, 우, 으]는 다른 모음들보다 소리가 짧다. 이처럼 토씨에 쓰이는 모음은 대체로 짧게 발음하는 모음을 사용하면서 발음을 짧게 하는 경향이 있다.

‘학교’를 [핵교]라 하고, ‘고기’를 [괴기]라고 소리 내는 것도 역시 발음을 쉽게 하고자 하는 방편이다. ‘형’을 [성]이라 하고, ‘기름’을 [지름]이라고 하는 것도 발음을 쉽게 하려고 바꾸어내는 발음이다. 자음 [ㅎ]은 목에서 나는 파열음인데, 이 소리를 마찰음 [ㅅ]으로 바꾸어 소리내기를 쉽게 하고 있다.

사투리에서 사용하는 발음을 해당 지역의 말투로 간단히 처리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방언의 독특한 발음들은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고 경제적으로 변화한 언어 현상인 까닭이다.

이태영/전북대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03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63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508
22 한 두름, 한 손 風文 2024.01.02 683
21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678
20 귀순과 의거 관리자 2022.05.20 671
19 언어적 주도력 風文 2021.09.13 670
18 언어공동체, 피장파장 風文 2022.10.09 668
17 아무 - 누구 風文 2020.05.05 656
16 어버이들 風文 2021.10.10 639
15 어떤 반성문 風文 2023.12.20 633
14 또 다른 공용어 風文 2021.09.07 614
13 악담의 악순환 風文 2021.09.13 609
12 정치인들의 말 風文 2021.10.08 597
11 상투적인 반성 風文 2021.10.10 594
10 군인의 말투 風文 2021.09.14 593
9 법률과 애국 風文 2021.09.10 590
8 무제한 발언권 風文 2021.09.14 575
7 공공 재산, 전화 風文 2021.10.08 555
6 말의 권모술수 風文 2021.10.13 550
5 잡담의 가치 風文 2021.09.03 539
4 ‘수놈’과 ‘숫놈’ 風文 2024.05.08 126
3 서거, 별세, 타계 風文 2024.05.08 112
2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風文 2024.05.10 84
1 주책이다/ 주책없다, 안절부절하다/안절부절못하다, 칠칠하다/칠칠치 못하다 風文 2024.05.10 7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