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0.09 01:13

단소리/쓴소리

조회 수 11263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단소리/쓴소리

아무래도 ‘고언’(苦言)을 하기보다는 ‘감언’(甘言)을 하기가 쉽고, ‘고언’을 듣기보다는 ‘감언’ 듣는 것이 좋다. 뜻으로는 ‘감언’이 좋을 듯하나 쓰임을 보면 ‘감언에 넘어가다’, ‘감언에 이끌리다’, ‘감언으로 꾀다’처럼 부정적으로 쓰이는 반면, ‘고언’은 그 반대다.

“앞으로 동학이 어디로 나갈 것인가. … 그게 중요하기 때문에 소승 감히 고언(苦言)을 드리는 바이오.”(박경리, 〈토지〉)

이를 달리는 ‘단소리’ ‘쓴소리’로 쓴다. 여기서 ‘단소리’는 감언을 다듬은 말 같은데 〈표준국어대사전〉에 ‘단소리’는 오르지 않았고, ‘쓴소리’는 올랐으나 ‘고언의 북한어’로 풀이돼 있다. 그런데 최근 문헌이나 방송 쪽 자료를 보면 ‘감언’이나 ‘고언’보다 ‘단소리’와 ‘쓴소리’가 훨씬 자주 쓰이는 편이다.

“… 단소리만 받아들이고 쓴소리는 받아들일 용기가 없는 모양이라고 ‘일침’을 놓은 뒤 ….”(〈한겨레〉) “… 시장은 단소리만 좋아하고 쓴소리 하는 의원들에겐 미운털을 박아놓고 저런답니다.”(명쾌한 외, 〈단소리 쓴소리〉)

‘단소리’와 ‘쓴소리’를 이처럼 자주 쓴다면 옹근 자격을 줘야 할 것이다. 파생어 ‘단소리하다’와 ‘쓴소리하다’도 마찬가지다.

‘듣기 좋게 꾸며 하는 말’인 ‘단소리’보다 ‘듣기에는 거슬리나 도움이 되는 말’인 ‘쓴소리’에 귀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04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454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9445
22 아무 - 누구 風文 2020.05.05 652
21 한 두름, 한 손 風文 2024.01.02 649
20 언어공동체, 피장파장 風文 2022.10.09 643
19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風文 2022.09.20 641
18 아이들의 말, 외로운 사자성어 風文 2022.09.17 638
17 어버이들 風文 2021.10.10 636
16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636
15 악담의 악순환 風文 2021.09.13 608
14 또 다른 공용어 風文 2021.09.07 606
13 어떤 반성문 風文 2023.12.20 600
12 군인의 말투 風文 2021.09.14 593
11 정치인들의 말 風文 2021.10.08 589
10 상투적인 반성 風文 2021.10.10 588
9 법률과 애국 風文 2021.09.10 578
8 무제한 발언권 風文 2021.09.14 558
7 말의 권모술수 風文 2021.10.13 547
6 공공 재산, 전화 風文 2021.10.08 543
5 잡담의 가치 風文 2021.09.03 531
4 ‘수놈’과 ‘숫놈’ 風文 2024.05.08 104
3 서거, 별세, 타계 風文 2024.05.08 89
2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風文 2024.05.10 59
1 주책이다/ 주책없다, 안절부절하다/안절부절못하다, 칠칠하다/칠칠치 못하다 風文 2024.05.10 5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