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2.17 21:30

내 청춘에게?

조회 수 13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내 청춘에게?

나는 매주 한 번 이상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본다. 그렇게 본 영화에는 독립영화 ‘내 청춘에게 고함’(2006)도 있다. 그런데 영화 제목을 처음 접하자마자 아주 부자연스럽다고 느꼈다. ‘청춘에게’의 ‘에게’ 때문이다.

우리말에서 ‘에게’는 “사람들에게 소식을 알리다” “개에게 먹이를 주다” 등처럼 사람이나 동물을 나타내는 말 뒤에 붙는 격 조사이다. “본부에 상황을 알리다” “나는 꽃에 물을 주었다” 등처럼 식물이나 무생물을 나타내는 체언 뒤에는 ‘에게’ 대신 ‘에’가 붙는다. 체언의 의미에 따라 ‘에게’와 ‘에’를 구분해 쓰는 것이다. 물론 동시나 동화에서 식물이나 무생물을 의인화한 경우 “나무에게 말하다”처럼 식물이나 무생물이라도 ‘에게’를 쓸 수 있다.

그런데 영화 ‘내 청춘에게 고함’에서 ‘청춘’은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로서 무생물이다. 무생물인 ‘청춘’을 의인화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청춘’ 뒤에는 ‘에게’가 아닌 ‘에’를 써야 한다.

한편 그 의미가 쉽게 파악되지 않는 몇몇 체언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 세대에/에게 바치다”의 ‘세대’가 바로 그것이다. 이로 인해 ‘세대’ 뒤에 ‘에게’를 써야 할지 ‘에’를 써야 할지 헷갈릴 수 있다. ‘세대’는 ‘어린아이가 성장하여 부모 일을 계승할 때까지의 약 30년 정도 되는 기간’(무생물)과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 전체’(사람)의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세대’ 뒤에는 그 의미에 따라 ‘에’를 쓸 수도 있고 ‘에게’를 쓸 수도 있다. ‘계급’이나 ‘계층’도 그런 체언에 해당한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941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90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904
3433 말차례 바람의종 2008.01.20 488291
3432 표피 바람의종 2012.11.14 77661
3431 펴다와 피다 바람의종 2012.11.27 50827
3430 핼쑥하다, 해쓱하다, 헬쓱하다, 헬쑥하다, 핼슥하다, 헬슥하다 바람의종 2010.11.26 47929
3429 콩깍지가 쓰였다 / 씌였다 바람의종 2012.11.06 40717
3428 홰를 치다 바람의종 2008.02.01 39773
3427 미소를 / 활기를 / 운을 띄우다 바람의종 2012.12.12 38048
3426 지도 편달 바람의종 2007.12.22 35854
3425 퀘퀘하다, 퀴퀴하다, 쾌쾌하다 바람의종 2012.05.09 34241
3424 귀를 기울이다 / 술잔을 기우리다 바람의종 2012.08.14 32874
3423 일찌기, 일찍이 / 더우기, 더욱이 바람의종 2012.09.26 31479
3422 양수겹장 / 양수겸장 바람의종 2012.07.25 30509
3421 감질맛, 감칠맛 바람의종 2012.12.24 30403
3420 이었다, 이였다 바람의종 2012.10.08 30117
3419 함바집, 노가다 바람의종 2012.11.28 29338
3418 CCTV 윤안젤로 2013.05.13 28000
3417 널브러져/널부러져/너브러져/너부러져 바람의종 2012.09.12 27977
3416 상서롭다/상스럽다 바람의종 2009.03.17 27874
3415 연도 / 년도 바람의종 2009.04.14 2783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