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
2014년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가 2,000만대를 넘어섰다. 세대수가 2,000만 세대니까, 1세대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한 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자가용으로 직장에 출퇴근하고 여행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자가용으로 이동할 때 길거리에서 ‘드라이브 스루(drive-thru)’라는 문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드라이브 스루’는 자동차 운전자가 차에 탄 채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가리킨다. 오래 전부터 자동차 생활이 일반화된 미국에서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이나 은행이 운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한 서비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부터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이 이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는 앞으로 더욱더 확대될 것으로 여겨진다.
‘드라이브 스루’는 ‘drive through’에서 비롯된 말이다. 아직까지 우리말로 정착된 외래어로 볼 수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해 국립국어원은 올해 초 이 말을 ‘승차 구매’로 순화하여 쓰기로 했다. 그런데 ‘drive thru’처럼 한글이 아닌 영어 알파벳을 그대로 노출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이다. ‘drive thru’의 ‘thru’는 ‘through’을 간략화하여 적은 것이다. ‘why’, ‘you’ 등을 ‘y’, ‘u’ 등으로 적는 것과 같다. 줄임말의 한 가지로, 공식적인 상황에서는 쓸 수 없는 비공식적인 말이다.
미국 대중문화의 유입은 불가피하게 영어의 차용을 가져온다. 그럼에도 아무런 생각 없이 영어로 가져다 쓰려 하지 말고 그것을 대체할 만한,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찾아보려는 노력을 한 번이라도 해 봤으면 좋겠다. 비공식적인 영어 줄임말까지 별생각 없이 가져다 쓰는 현 상황이 씁쓸하기만 하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조교수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4820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1416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6359 |
3194 | 삼디가 어때서 | 風文 | 2022.02.01 | 1442 |
3193 | ‘~스런’ | 風文 | 2023.12.29 | 1442 |
3192 | 식욕은 당기고, 얼굴은 땅기는 | 風文 | 2024.01.04 | 1443 |
3191 | 사수 / 십이십이 | 風文 | 2020.05.17 | 1445 |
3190 | 공적인 말하기 | 風文 | 2021.12.01 | 1446 |
3189 | 벌금 50위안 | 風文 | 2020.04.28 | 1450 |
3188 | 세로드립 | 風文 | 2021.10.15 | 1456 |
3187 | “힘 빼”, 작은, 하찮은 | 風文 | 2022.10.26 | 1457 |
3186 | ‘파바’와 ‘롯리’ | 風文 | 2023.06.16 | 1457 |
3185 | 인쇄된 기억, 하루아침에 | 風文 | 2022.08.12 | 1459 |
3184 | ‘이’와 ‘히’ | 風文 | 2023.05.26 | 1459 |
3183 | 가족 호칭 혁신, 일본식 외래어 | 風文 | 2022.06.26 | 1460 |
3182 | 살인 진드기 | 風文 | 2020.05.02 | 1462 |
3181 | 이름 짓기, ‘쌔우다’ | 風文 | 2022.10.24 | 1462 |
» | 드라이브 스루 | 風文 | 2023.12.05 | 1465 |
3179 | 영어 공용어화 | 風文 | 2022.05.12 | 1466 |
3178 | ‘나이’라는 숫자, 친정 언어 | 風文 | 2022.07.07 | 1466 |
3177 | 주권자의 외침 | 風文 | 2022.01.13 | 1467 |
3176 | 아카시아 1, 2 | 風文 | 2020.05.31 | 1469 |
3175 | 무술과 글쓰기, 아버지의 글쓰기 | 風文 | 2022.09.29 | 1470 |
3174 | 한소끔과 한 움큼 | 風文 | 2023.12.28 | 1472 |
3173 | 북한의 ‘한글날’ | 風文 | 2024.01.06 | 14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