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6.21 06:11

우리나라

조회 수 147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우리나라

한 스타 연예인이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를 ‘저희나라’ 라고 했다가 누리꾼들의 호된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화제가 된 사건이었지만 아직도 방송에서 ‘저희나라’라고 말하는 출연자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겸손이 몸에 밴 탓일까?

외국인이 우리말을 배울 때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존댓말이라고 한다.

우리도 제대로 쓰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존대에는 존칭이나 높임말을 써서 상대를 높이는 경우와 자신을 낮춤으로써 결과적으로 상대를 높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저희’는 ‘우리’의 낮춤말이다. ‘저희 회사’‘저희 집’‘저희 가족’처럼 자신이 속한 곳을 낮춤으로써 상대를 높이는 말이다. 그런데 민족이나 나라는 겸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원칙적으로 나라 사이에는 높고 낮음이 없기 때문이다. ‘저희나라’라고 얘기하면 본인뿐 아니라 한국, 한국인 전체가 낮춤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저희민족’ ‘저희나라’가 아니라 ‘우리민족’ ‘우리나라’인 것이다.

우리 국민을 상대로 말할 때에 ‘저희나라’는 더더욱 말이 되지 않는다.‘우리’라고 하면 말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모두 포함하게 되지만 ‘저희’라고 하면 말을 듣는 사람은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다. 이웃 동네 어른에게 “저희 동네는 살기 좋아요”라고 얘기할 수는 있지만 같은 동네 어른에게 “저희 동네는 살기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말을 듣는 사람이 외부인이 아닌 이상 “우리 동네는 살기 좋아요”라고 말해야한다.

‘저희 나라’라는 표현이 가능한 경우는 ‘저희’가 말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제외한 삼인칭의 뜻을 가질 때이다. “마이클은 저희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아주 커”와 같다.

‘우리말’ 사랑, ‘우리나라’ 사랑부터 시작하자.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47946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94438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09336
    read more
  4. 기역 대신 ‘기윽’은 어떨까, 가르치기도 편한데

    Date2023.11.14 By風文 Views1254
    Read More
  5. 귀 잡수시다?

    Date2023.11.11 By風文 Views1220
    Read More
  6. 피동형을 즐기라

    Date2023.11.11 By風文 Views1103
    Read More
  7.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Date2023.11.10 By風文 Views1317
    Read More
  8. 이중피동의 쓸모

    Date2023.11.10 By風文 Views1039
    Read More
  9. 산막이 옛길

    Date2023.11.09 By風文 Views1041
    Read More
  10. 왕의 화병

    Date2023.11.09 By風文 Views1187
    Read More
  11. ‘내 부인’이 돼 달라고?

    Date2023.11.01 By風文 Views1042
    Read More
  12. ‘괴담’ 되돌려주기

    Date2023.11.01 By風文 Views1457
    Read More
  13. 배운 게 도둑질 / 부정문의 논리

    Date2023.10.18 By風文 Views1360
    Read More
  14. ‘걸다’, 약속하는 말 / ‘존버’와 신문

    Date2023.10.13 By風文 Views1434
    Read More
  15. 모호하다 / 금쪽이

    Date2023.10.11 By風文 Views1110
    Read More
  16. 말의 적 / 화무십일홍

    Date2023.10.09 By風文 Views1250
    Read More
  17. 금새 / 금세

    Date2023.10.08 By風文 Views1138
    Read More
  18. 아니오 / 아니요

    Date2023.10.08 By風文 Views1211
    Read More
  19. 웰다잉 -> 품위사

    Date2023.09.02 By風文 Views1387
    Read More
  20. 지긋이/지그시

    Date2023.09.02 By風文 Views1313
    Read More
  21. '붓'의 어원

    Date2023.08.18 By風文 Views1554
    Read More
  22. 참고와 참조

    Date2023.07.09 By風文 Views1509
    Read More
  23. ‘쫓다’와 ‘쫒다’

    Date2023.07.01 By風文 Views1936
    Read More
  24. 왠지/웬일, 어떻게/어떡해

    Date2023.06.30 By風文 Views1195
    Read More
  25. 존맛

    Date2023.06.28 By風文 Views145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