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7.10 01:11

선비

조회 수 639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선비

언어예절

사내 중심 사회 때 성하던 말들도 빛이 바랬다. 남아·장정·재사·수재·장자·대인 …들에, 거사·처사·생원·유사·학생·선생을 비롯해 왕조시대의 숱한 벼슬이름과 지칭·호칭들이 그렇다. 추려 쓸 만한 말은 없는가?

학생·선생은 쓰임새가 많이 번졌고, 사내·선비·머슴 가운데 머슴은 가끔 ‘공복·공무원’의 비유로 살아난다. 오래된 말 선비는 태학·국학·성균관·향교 따위에서 배워 글과 활에 통한 두뇌집단 또는 개인을 일컬으며 시대 따라 표상이 바뀐다. 선비를 500년이나 길렀던 조선 말에는 유학에 사무친 쪽으로 졸아들며 식민지를 맞았다.

통상, 글 읽은 사람 배운 사람이 선비란다면 요즘 이땅 거의 모든 사람이 선비 반열에 든다. 사내·계집 가를 것도 없다. 다만 많이 배우고 높은 학교에 다녀 넘치는 게 탈이다. 전인 교육을 지나 글로벌 인재를 들먹이는 시절이지만, 그렇다고 죄 고위직이나 선량·군인·학자·전문가·경영인에 국제기관 종사자가 되기는 어렵다.

선비든 배운이든 궂은 일을 하지 않으려는 게 문제다. 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지만 좋고 궂은 일 안 가리면 일거리는 많다. 떳떳이 생업에 애쓰면서 집안·나라 사랑에 더하여 널리 인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선비라면 더할나위 없겠다. 험한 일이라고 마냥 이민노동자, 기계·로봇이 하도록 내버려 두기도 그렇다. 어차피 그렇게 다양한 선비들의 나라로 가게 돼 있는 것 같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95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68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389
1654 먹고 잪다 바람의종 2009.07.10 6640
» 선비 바람의종 2009.07.10 6393
1652 졸립다 / 졸리다 바람의종 2009.07.08 9581
1651 우리 민족, 우리나라 바람의종 2009.07.08 9038
1650 이제서야, 그제서야 바람의종 2009.07.08 9232
1649 굴뚝새 바람의종 2009.07.08 6109
1648 오부리 바람의종 2009.07.08 9246
1647 내일 뵈요. 바람의종 2009.07.07 8950
1646 나의 살던 고향은 바람의종 2009.07.07 8908
1645 아지랑이, 아지랭이 바람의종 2009.07.07 10610
1644 송고리 바람의종 2009.07.07 7362
1643 가드랬수 바람의종 2009.07.07 6427
1642 설레이다, 설레다 바람의종 2009.07.06 8999
1641 잔불 바람의종 2009.07.06 7758
1640 선팅, 로터리 바람의종 2009.07.06 7142
1639 여성 바람의종 2009.07.06 6008
1638 솔새 바람의종 2009.07.06 7095
1637 이따가, 있다가 바람의종 2009.06.30 7903
1636 휫바람, 휘바람, 휘파람 바람의종 2009.06.30 15825
1635 바라+겠 바람의종 2009.06.30 6387
1634 사파리 바람의종 2009.06.30 6662
1633 몰로이 바람의종 2009.06.30 933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