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9.04 02:28

‘-도록 하다’

조회 수 5192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도록 하다’

언어예절

‘말을 잘한다’면 자주 많이, 재미나게, 쉽고 바르게, 때와 곳에 걸맞게, 흐르는 물처럼 유창하게 한다 …처럼 여러 경우를 두고 이르겠다. 두루 갖추어 잘하기가 어렵고, 그런 사람도 드물다. 그러니 잘할 마음을 버리고 그냥 생각하는 바를 조리 있게 말하면 된다. 듣는 것도 미덕이지만 말할 짬을 잃어서는 곤란하다.

잘하는 사람의 말도 글로 옮겨놓고 보면 터무니없거나 버릇된 말투가 자주 드러난다. 눈귀로 보고 듣는 것과 글자에 실려 눈으로 비치는 말의 차이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입말에서 자주, 이따금 글말에서도 보이는 어설픈 버릇투를 한 가지 들춰보자.

“바쁘지만 꼭 참석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작동 방법을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고 다음 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해 청문회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들출 말이 ‘-도록 하다’다. 이 말은 제3자를 부리거나 시켜서 앞말(참석·예약·설명·청문회)의 행동을 하게 할 때 쓰는 말이다. 따온 말들은 자신이 그렇게 하겠다는 건데, 문제는 ‘-도록’으로 자릿수를 늘리고서 남에게 시켜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는 말투와 같아진 점이다. 스스로 다짐하거나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쓴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우스개가 된다.

위에서 ‘-도록 하겠다’는 그냥 ‘-하겠다’로 끝낼 일이다. 그래야 주체도 살고 자릿수도 줄어든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07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54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490
2336 미스킴라일락 바람의종 2008.08.28 7753
2335 돼지 바람의종 2008.08.28 6209
2334 좋은 하루 되세요 바람의종 2008.08.28 6490
2333 덩쿨/넝쿨, 쇠고기/소고기 바람의종 2008.08.28 8607
2332 일러두기 바람의종 2008.09.02 6407
2331 사이소예 바람의종 2008.09.02 6070
2330 뇌졸증/뇌졸중 바람의종 2008.09.02 8567
2329 쓰레기 분리 수거 바람의종 2008.09.02 7823
2328 숫구미 바람의종 2008.09.03 7806
2327 파랗다와 푸르다 윤영환 2008.09.03 8519
2326 외래어란? 바람의종 2008.09.03 6957
2325 바꼈다 바람의종 2008.09.03 7561
2324 통째/통채 바람의종 2008.09.03 11731
2323 거북 바람의종 2008.09.04 6704
» ‘-도록 하다’ 바람의종 2008.09.04 5192
2321 반지락, 아나고 바람의종 2008.09.04 8176
2320 총각김치 바람의종 2008.09.04 8569
2319 바람의종 2008.09.06 5431
2318 가외·유월이 바람의종 2008.09.06 7738
2317 첫째, 첫 번째 바람의종 2008.09.06 9055
2316 옥새와 옥쇄 바람의종 2008.09.06 8532
2315 껌과 고무 바람의종 2008.09.07 969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