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30 08:05

궂긴소식

조회 수 8789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궂긴소식

언어예절

시대 따라 장례 풍속이 많이 바뀌었다. 그러나 늘 죽음은 하늘이 꺼지고, 한 세상이 저무는 일과 같다. 황망하여 궂긴소식 곧 죽음을 알리는 일조차 상주 아닌 호상 이름으로 내는 게 보통이다. 전날엔 부고장 꽂이를 사랑청에 두고 집안에 들이지 않았으나, 요즘은 부고장 대신 휴대전화나 전자우편으로 한시에 알리는 시절이 됐다.

부고는 알림 중에서도 육하원칙 따라 뼈대만 간추리는 대표적인 알림글이다. 인사말이나 격식이 따로 없다. 세상 버린 이 이름을 앞세워 ‘타계’ 사유와 일시를 보이면서 이를 삼가 알린다고 쓴다. 그 뒤 유족 이름과 관계·직함을 붙이고 빈소와 발인 날짜·시각, 연락처와 호상 이름을 밝히는 정도다. 신문 부고란에는 이보다 더 간략히 간추리기도 하고, 아무개의 부친·모친상 …으로 시작하기도 한다.

초상은 경황 없이 치르기 마련이어서 인사할 여유가 없으므로, 나중에 틈을 여투어 친지들에게 인사 편지를 보내는 게 도리다. 문상을 놓친 이도 있을 터이다.

부고는 부음·휘음·애계·흉문 …처럼 일컬음도 갖가지다. 사람 따라 죽음을 타계·별세·작고·서거·운명·하세 …로 달리 말하기도 하고, 종교 따라 선종·입적·열반·승천·소천 …들로 쓰기도 한다.

그 무엇보다 ‘돌아가시다, 세상 버리다, 가시다 …’들이 어울린다. 흔히 쓰는 ‘사망하다, 죽다’는 야박한 느낌을 주므로 사건·사고를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언론에서도 쓰기에 걸맞지 않다. 예컨대 “20명이 사망하고(죽고) 30명이 부상했다”보다는 “스무 명이 숨지고 서른 명이 다쳤다”가 자연스럽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75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34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348
334 단소리/쓴소리 바람의종 2007.10.09 11626
333 휘하 바람의종 2007.10.09 13368
332 떼부자 바람의종 2007.10.08 11699
331 효시 바람의종 2007.10.08 13565
330 언어 분류 바람의종 2007.10.06 13371
329 환갑 바람의종 2007.10.06 18431
328 고려에 넣어? 바람의종 2007.10.05 8093
327 홍일점 바람의종 2007.10.05 10847
326 ‘기쁘다’와 ‘즐겁다’ 바람의종 2007.09.29 12413
325 호남 바람의종 2007.09.29 9048
324 상일꾼·큰머슴 바람의종 2007.09.28 12643
323 호구 바람의종 2007.09.28 8408
322 언어의 가짓수 바람의종 2007.09.26 12867
321 호구 바람의종 2007.09.26 11365
320 기다 아니다 바람의종 2007.09.23 14712
319 형극 바람의종 2007.09.23 12432
318 ‘김치’와 ‘지’ 바람의종 2007.09.22 6980
317 바람의종 2007.09.22 9117
316 행각 바람의종 2007.09.21 8271
315 합하 바람의종 2007.09.20 8385
314 한약 한 제 바람의종 2007.09.19 11115
313 한성 바람의종 2007.09.18 1119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