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19 02:02

쑥부쟁이

조회 수 7532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쑥부쟁이
 



 


가을 꽃으로 흔히 ‘국화’를 떠올린다. 하지만 국화과의 꽃은 세계에서 2만종이 넘고, 우리나라 산과 들에도 흔히 들국화라 부르는 구절초·감국·산국·개미취·쑥부쟁이 등 수많은 종의 국화가 있다. 요즘 곳곳의 수목원에서 들국화 잔치를 연다고 한다. ‘쑥부쟁이’는 제주 고장말로도 ‘드릇국화’라고도 하듯이, 가을에 산과 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연보랏빛 풀꽃이다.

쑥부쟁이는 꽃모습보다 전설이 더 유명하다. 옛날 충청도에 가난한 대장장이 가족이 살았는데, 너무 가난하여 큰딸이 쑥을 캐어 많은 식구들이 먹고 살았다. 쑥부쟁이는 ‘쑥을 캐는 불쟁이의 딸’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대장장이는 곧 ‘불쟁이’이고, ‘ㄹ’이 탈락하여 ‘부쟁이’가 된다. 그 부쟁이의 딸이 한양에 간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다 숨진 곳에 난 꽃이 쑥부쟁이라고 한다. 유난히 목이 길어 누구를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같은 국화로 이르지만 황실의 화려한 금빛 국화로도, 비바람에 흔들리는 한 송이 작은 들꽃으로도 살 수 있는 것이 세상사라는 것을 쑥부쟁이를 보면서 새삼 느끼게 된다. 꽃의 마음으로는 어떤 삶이 더 좋을까.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03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866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471
3150 괄호, 소리 없는, 반격의 꿔바로우 風文 2022.08.03 1702
3149 ‘이고세’와 ‘푸르지오’ 風文 2023.12.30 1703
3148 ‘며칠’과 ‘몇 일’ 風文 2023.12.28 1704
3147 국가의 목소리 風文 2023.02.06 1708
3146 ‘부끄부끄’ ‘쓰담쓰담’ 風文 2023.06.02 1710
3145 지긋이/지그시 風文 2023.09.02 1710
3144 만인의 ‘씨’(2) / 하퀴벌레, 하퀴벌레…바퀴벌레만도 못한 혐오를 곱씹으며 風文 2022.11.18 1711
3143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風文 2023.11.10 1712
3142 콩글리시 風文 2022.05.18 1715
3141 호언장담 風文 2022.05.09 1716
3140 배운 게 도둑질 / 부정문의 논리 風文 2023.10.18 1717
3139 지도자의 화법 風文 2022.01.15 1718
3138 ‘웃기고 있네’와 ‘웃기고 자빠졌네’, ‘-도’와 나머지 風文 2022.12.06 1721
3137 8월의 크리스마스 / 땅꺼짐 風文 2020.06.06 1723
3136 개양귀비 風文 2023.04.25 1724
3135 단골 風文 2023.05.22 1724
3134 ‘시끄러워!’, 직연 風文 2022.10.25 1727
3133 북한의 ‘한글날’ 風文 2024.01.06 1728
3132 아이 위시 아파트 風文 2023.05.28 1729
3131 전설의 마녀, 찌라시 / 지라시 風文 2020.06.16 1731
3130 너무 風文 2023.04.24 1733
3129 ‘건강한’ 페미니즘, 몸짓의 언어학 風文 2022.09.24 173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