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20 05:58

달맞이꽃

조회 수 6409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달맞이꽃

수많은 풀꽃 이름 중에서도 운치 있는 이름을 대자면 ‘달맞이꽃’이 으뜸일 성싶다. 그 이름만 들어도 달빛이 밝게 흐르는 강변에 피어나 바람에 흔들리며 서 있는 모습을 마음으로 그려볼 수 있다. ‘달을 맞이하는 꽃’이라는 이름 그대로, 여름밤 달 뜨는 시간에 달빛으로 노랗게 피었다가 날이 밝으면 살짝 붉어지면서 시드는데, 이에 담긴 꽃말도 ‘기다림, 말 없는 사랑’이다. 그 애절함으로 말미암아 아마도 우리 노래나 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풀꽃 이름이 아닐까 싶다.

달맞이꽃이라는 이름으로 보면 토박이 식물처럼 보이지만, 사실 달맞이꽃은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로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는 100년이 채 안 된다고 한다. 특히 광복 이후 많이 퍼져서 ‘해방초’(解放草)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런데도 한방에서는 뿌리를 ‘월견초’(月見草)라고 하여 감기와 기침에, 씨앗을 ‘월견자’라고 하여 피부병과 고지혈증에 약재로 쓴다.

달맞이꽃을 영어로는 ‘해 지는 꽃’(sundrops)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풀꽃 이름에서도 우리 겨레는 달을 기준으로 음력으로, 서양은 해를 기준으로 양력으로 살아온 것이 드러나는 듯하다. 사물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세계관과 사는 방식이 달랐던 것이다. 그러나 자연과 인생을 포괄하는 섭리는 도종환의 시(아무도 없는 별)에서 노래하듯이 “달맞이꽃이 피지 않는 별에선/ 해바라기도 함께 피어나지 않고 …”처럼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데 있지 않을까.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52867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99420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14400
    read more
  4. 날래다와 빠르다

    Date2008.01.29 By바람의종 Views7402
    Read More
  5. 비갈망

    Date2008.01.29 By바람의종 Views8545
    Read More
  6. 색깔이름

    Date2008.01.29 By바람의종 Views21898
    Read More
  7. 마니산과 머리

    Date2008.01.28 By바람의종 Views8742
    Read More
  8. 말꽃과 삶꽃

    Date2008.01.28 By바람의종 Views7000
    Read More
  9. 깍지다리

    Date2008.01.28 By바람의종 Views7191
    Read More
  10. 삼촌

    Date2008.01.27 By바람의종 Views8149
    Read More
  11. 달개비

    Date2008.01.27 By바람의종 Views9291
    Read More
  12. 개차산과 죽산

    Date2008.01.27 By바람의종 Views8979
    Read More
  13. 뽑다와 캐다

    Date2008.01.26 By바람의종 Views8315
    Read More
  14. 자욱길

    Date2008.01.26 By바람의종 Views11693
    Read More
  15. 형제자매

    Date2008.01.26 By바람의종 Views11490
    Read More
  16. 듬실과 버드실

    Date2008.01.25 By바람의종 Views7686
    Read More
  17. 개양귀비

    Date2008.01.25 By바람의종 Views7396
    Read More
  18. 차례와 뜨레

    Date2008.01.25 By바람의종 Views8183
    Read More
  19. 이마귀

    Date2008.01.24 By바람의종 Views9280
    Read More
  20. 사촌

    Date2008.01.24 By바람의종 Views10403
    Read More
  21. 황새울과 큰새

    Date2008.01.24 By바람의종 Views11265
    Read More
  22. 너도밤나무

    Date2008.01.22 By바람의종 Views6806
    Read More
  23. 소젖

    Date2008.01.22 By바람의종 Views6459
    Read More
  24. 인사말

    Date2008.01.22 By바람의종 Views8964
    Read More
  25. 태백산과 아사달

    Date2008.01.21 By바람의종 Views769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