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27 11:02

알바

조회 수 7688 추천 수 2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알바

‘알바’는 독일어 ‘아르바이트’(Arbeit)의 준말이다. 아르바이트란 말이 처음 들어왔을 때 ‘부업’으로 순화해 쓰자고 했다. 그런데 최근 ‘아르바이트’가 ‘부업’보다 세곱절이나 많이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가 ‘주업이 아닌 부업’의 의미가 아니라 ‘등록금이나 용돈을 벌고자 학생들이 틈을 내어 하는 일’의 뜻으로 대학가에서 빠르게 퍼져나간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상에서 ‘알바’는 이런 본디뜻과 다른 뜻으로도 쓰인다. 가상공간에서 ‘알바’는 ‘대가를 받고 인터넷상에서 여론몰이를 하는 사람’을 뜻한다.

인터넷에서는 ‘알바’처럼 여러 뜻으로 쓰이는 말들이 꽤 있다. ‘므흣하다’는 “너희가 사이좋게 지내는 걸 보니 므흣하구나”에서는 흐뭇하다는 뜻이지만 “밤이 되면 이 사이트에 므흣한 사진들이 종종 올라와요”에서는 야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는 뜻이다. ‘아?d?d하다’나 ‘즐’과 같은 말은 정반대 뜻으로도 쓰인다. 한 인터넷 사이트의 오타에서 출발했다는 ‘아?d?d하다’는 기분이 좋다는 말로도 쓰지만 ‘어이없다’의 뜻으로도 쓰인다. ‘즐’은 ‘즐겁다’에서 출발해 ‘즐감·즐팅’ 등에서 긍정적 의미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즐!’ 하면 상대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거나 더 대화하기 싫으니 빠져 달라는 말이다. 이처럼 인터넷 새말들은 처음 뜻과 다르게 부정적인 쪽으로 의미가 변하고 있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비대면성 탓에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며 상대를 맘놓고 비난하는 풍조가 자리잡은 탓으로 보인다.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43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09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847
3370 고양이 살해, 최순실의 옥중수기 風文 2022.08.18 1372
3369 안녕히, ‘~고 말했다’ 風文 2022.10.11 1372
3368 일고의 가치 風文 2022.01.07 1374
3367 댕댕이, 코로나는 여성? 風文 2022.10.07 1376
3366 올바른 명칭 風文 2022.01.09 1378
3365 언어의 혁신 風文 2021.10.14 1379
3364 외교관과 외국어, 백두산 전설 風文 2022.06.23 1384
3363 말과 서열, 세대차와 언어감각 風文 2022.06.21 1385
3362 매뉴얼 / 동통 風文 2020.05.30 1386
3361 국물도 없다, 그림책 읽어 주자 風文 2022.08.22 1388
3360 권력의 용어 風文 2022.02.10 1390
3359 몰래 요동치는 말 風文 2023.11.22 1394
3358 이중피동의 쓸모 風文 2023.11.10 1398
3357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내일을 향해 모험하라 風文 2022.05.12 1399
3356 사람, 동물, 언어 / 언어와 인권 風文 2022.07.13 1401
3355 노동과 근로, 유행어와 신조어 風文 2022.07.12 1406
3354 쓰봉 風文 2023.11.16 1407
3353 내연녀와 동거인 風文 2023.04.19 1410
3352 경텃절몽구리아들 / 모이 風文 2020.05.24 1417
3351 연말용 상투어 風文 2022.01.25 1418
3350 선정-지정 / 얼룩빼기 황소 風文 2020.05.15 1419
3349 짧아져도 완벽해, “999 대 1” 風文 2022.08.27 141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