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1.09 01:40

싸우다와 다투다

조회 수 6837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싸우다와 다투다

국어사전은 ‘싸우다’를 물으면 ‘다투다’라 하고, ‘다투다’를 찾으면 ‘싸우다’라 한다. 이들과 비슷한 ‘겨루다’도 있는데 그것도 ‘다투다’라고 한다. 참으로 국어사전대로 ‘싸우다’와 ‘다투다’가 서로 같고, ‘겨루다’는 ‘다투다’와 같다면 셋은 모두 같은 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세 낱말이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생겨나서 오늘까지 쓰이고 있겠는가? 본디 다른 뜻을 지니고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 서로 달리 쓰였으나, 걷잡을 수 없는 세상 소용돌이를 살아오느라고 우리가 본디 뜻을 잊어버리고 헷갈리는 것일 뿐이다.

‘겨루다’는 일정한 가늠과 잣대를 세워놓고 힘과 슬기를 다하여 서로 이기려고 갋으며 맞서는 노릇이다. 맞서는 두 쪽이 혼자씩일 수도 있고 여럿씩일 수도 있지만 가늠과 잣대는 두 쪽을 저울같이 지켜준다. 한 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바르고 반듯한 처지를 만들어주고 오직 힘과 슬기에 따라서만 이기고 지는 판가름이 나도록 하는 노릇이다. 놀이와 놀음의 바탕은 본디 겨루기에 있고, 그것을 가장 두드러지게 내세우는 것이 이른바 운동경기다.

‘싸우다’와 ‘다투다’는 둘 다 공평하도록 지켜주는 가늠과 잣대란 본디 없고 어떻게든 서로 이기려고만 하면서 맞서는 노릇이다. 그런데 ‘다투다’는 목숨을 걸지도 않고 몸을 다치게 하지도 않아서 거의 삿대질이나 말로써만 맞선다. ‘싸우다’는 다투는 것을 싸잡고 몸을 다치게도 할 뿐 아니라 마침내 목숨마저 떼어놓고 맞서는 이른바 전쟁까지도 싸잡는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48696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10096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2Dec
    by 바람의종
    2007/12/22 by 바람의종
    Views 5814 

    우리말 계통

  5. No Image 22Dec
    by 바람의종
    2007/12/22 by 바람의종
    Views 7442 

    주머니차

  6. No Image 21Dec
    by 바람의종
    2007/12/21 by 바람의종
    Views 7321 

    미꾸라지

  7. No Image 21Dec
    by 바람의종
    2007/12/21 by 바람의종
    Views 6699 

    사람

  8. No Image 20Dec
    by 바람의종
    2007/12/20 by 바람의종
    Views 8498 

    개구지다

  9. No Image 20Dec
    by 바람의종
    2007/12/20 by 바람의종
    Views 7375 

    만주말 지킴이 스쥔광

  10. No Image 18Dec
    by 바람의종
    2007/12/18 by 바람의종
    Views 8142 

    도우미

  11. No Image 18Dec
    by 바람의종
    2007/12/18 by 바람의종
    Views 8733 

    고구마

  12. No Image 17Dec
    by 바람의종
    2007/12/17 by 바람의종
    Views 7402 

    가시버시

  13. No Image 17Dec
    by 바람의종
    2007/12/17 by 바람의종
    Views 6933 

    궁시렁궁시렁

  14. No Image 16Dec
    by 바람의종
    2007/12/16 by 바람의종
    Views 6915 

    토족말 지킴이 챙고츠

  15. No Image 16Dec
    by 바람의종
    2007/12/16 by 바람의종
    Views 7397 

    새말의 정착

  16. No Image 15Dec
    by 바람의종
    2007/12/15 by 바람의종
    Views 8670 

    다슬기

  17. No Image 15Dec
    by 바람의종
    2007/12/15 by 바람의종
    Views 8089 

    옮김과 뒤침

  18. No Image 14Dec
    by 바람의종
    2007/12/14 by 바람의종
    Views 9257 

    꿍치다

  19. No Image 14Dec
    by 바람의종
    2007/12/14 by 바람의종
    Views 6714 

    말과 나라

  20. No Image 13Dec
    by 바람의종
    2007/12/13 by 바람의종
    Views 7053 

    뒷담화

  21. No Image 13Dec
    by 바람의종
    2007/12/13 by 바람의종
    Views 6192 

    부추?

  22. No Image 12Dec
    by 바람의종
    2007/12/12 by 바람의종
    Views 8380 

    우리와 저희

  23. No Image 12Dec
    by 바람의종
    2007/12/12 by 바람의종
    Views 8905 

    다방구

  24. No Image 10Nov
    by 바람의종
    2007/11/10 by 바람의종
    Views 9574 

    몽골말과 몽골어파

  25. No Image 09Nov
    by 바람의종
    2007/11/09 by 바람의종
    Views 13265 

    훈훈하다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