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2.18 17:02

배레나룻

조회 수 122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배레나룻

얼짱 열풍에 이어 몸짱 열풍이 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탄탄한 몸매를 만드는 데 많은 돈과 시간과 투자하고 있다. 몇몇 남자 연예인들은 자신의 식스팩(?)을 노출함으로써 자신의 완벽한 몸매를 자랑한다. 이때 ‘배레나룻’도 함께 노출함으로써 자신의 남성성을 한껏 드러내기도 한다. 그런데 ‘배레나룻’은 아직 국어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새말이다.

‘배레나룻’은 ‘아랫배에 수염처럼 잇따라 길게 난 털’을 가리키기 위해 새로 만들어 낸 말이다.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뜻하는 ‘구레나룻’에 유추하여 만든 것이다. ‘구레나룻’은 ‘구레-나룻’처럼 분석되는데, ‘나룻’은 ‘수염’을 뜻하는 말로 그 어원이 분명하지만 ‘구레’의 어원은 불분명하다. 이러한 ‘구레나룻’을 ‘귀밑에 잇따라 길게 난 털’로 이해하여, ‘배 밑에 잇따라 길게 난 털’을 뜻하는 말로서 ‘배레나룻’을 새로 만든 것이다.

그렇지만 ‘배레나룻’의 구체적인 말 만들기 과정은 불명확하다. 우선 ‘배’와 ‘구레나룻’을 합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구레나룻’의 ‘구’가 절단된다. 달리 ‘구레나룻’을 ‘구’와 ‘-레나룻’으로 잘못 분석하여, ‘구’ 자리에 ‘배’를 집어넣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즉, ‘배’와 ‘-레나룻’을 결합하여 만든 것이다. 둘 다 우리말의 말 만들기 규칙과 큰 거리가 있어 아주 자연스럽지는 않다.

이렇듯 ‘배레나룻’이 불명확하고 자연스럽지 않게 새로 만든 말이지만, 순 우리말을 활용한 새말이라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최근 우리말의 새말 만들기에서 순 우리말의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순 우리말을 활용하여 새말을 만들어 쓸 필요가 있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39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90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872
3414 또 다른 이름 風文 2021.09.05 792
3413 선교와 압박 風文 2021.09.05 793
3412 고령화와 언어 風文 2021.10.13 793
3411 언어 경찰 風文 2021.09.02 824
3410 딱 그 한마디 風文 2021.09.06 829
3409 재판받는 한글 風文 2021.10.14 844
3408 편한 마음으로 風文 2021.09.07 858
3407 아이들의 말, 외로운 사자성어 風文 2022.09.17 861
3406 언어공동체, 피장파장 風文 2022.10.09 865
3405 치욕의 언어 風文 2021.09.06 877
3404 맞춤법을 없애자 (3), 나만 빼고 風文 2022.09.10 886
3403 불교, 불꽃의 비유, 백신과 책읽기 風文 2022.09.18 905
3402 외국어 선택하기 風文 2022.05.17 915
3401 거짓말, 말, 아닌 글자 風文 2022.09.19 926
3400 귀순과 의거 관리자 2022.05.20 928
3399 위드 코로나(2), '-다’와 책임성 風文 2022.10.06 934
3398 편견의 어휘 風文 2021.09.15 938
3397 어떤 반성문 風文 2023.12.20 940
3396 배뱅잇굿 風文 2020.05.01 943
3395 여보세요? 風文 2023.12.22 947
3394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風文 2022.09.20 956
3393 대명사의 탈출 風文 2021.09.02 95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