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2.18 17:02

배레나룻

조회 수 176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배레나룻

얼짱 열풍에 이어 몸짱 열풍이 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탄탄한 몸매를 만드는 데 많은 돈과 시간과 투자하고 있다. 몇몇 남자 연예인들은 자신의 식스팩(?)을 노출함으로써 자신의 완벽한 몸매를 자랑한다. 이때 ‘배레나룻’도 함께 노출함으로써 자신의 남성성을 한껏 드러내기도 한다. 그런데 ‘배레나룻’은 아직 국어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새말이다.

‘배레나룻’은 ‘아랫배에 수염처럼 잇따라 길게 난 털’을 가리키기 위해 새로 만들어 낸 말이다.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뜻하는 ‘구레나룻’에 유추하여 만든 것이다. ‘구레나룻’은 ‘구레-나룻’처럼 분석되는데, ‘나룻’은 ‘수염’을 뜻하는 말로 그 어원이 분명하지만 ‘구레’의 어원은 불분명하다. 이러한 ‘구레나룻’을 ‘귀밑에 잇따라 길게 난 털’로 이해하여, ‘배 밑에 잇따라 길게 난 털’을 뜻하는 말로서 ‘배레나룻’을 새로 만든 것이다.

그렇지만 ‘배레나룻’의 구체적인 말 만들기 과정은 불명확하다. 우선 ‘배’와 ‘구레나룻’을 합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구레나룻’의 ‘구’가 절단된다. 달리 ‘구레나룻’을 ‘구’와 ‘-레나룻’으로 잘못 분석하여, ‘구’ 자리에 ‘배’를 집어넣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즉, ‘배’와 ‘-레나룻’을 결합하여 만든 것이다. 둘 다 우리말의 말 만들기 규칙과 큰 거리가 있어 아주 자연스럽지는 않다.

이렇듯 ‘배레나룻’이 불명확하고 자연스럽지 않게 새로 만든 말이지만, 순 우리말을 활용한 새말이라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최근 우리말의 새말 만들기에서 순 우리말의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순 우리말을 활용하여 새말을 만들어 쓸 필요가 있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57376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204006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18845
    read more
  4. 선교와 압박

    Date2021.09.05 By風文 Views985
    Read More
  5. 언어 경찰

    Date2021.09.02 By風文 Views993
    Read More
  6. 악담의 악순환

    Date2021.09.13 By風文 Views1002
    Read More
  7. 재판받는 한글

    Date2021.10.14 By風文 Views1023
    Read More
  8. 딱 그 한마디

    Date2021.09.06 By風文 Views1032
    Read More
  9. '미망인'이란 말

    Date2021.09.10 By風文 Views1063
    Read More
  10. 치욕의 언어

    Date2021.09.06 By風文 Views1072
    Read More
  11. 언어공동체, 피장파장

    Date2022.10.09 By風文 Views1086
    Read More
  12. 배뱅잇굿

    Date2020.05.01 By風文 Views1096
    Read More
  13. 맞춤법을 없애자 (3), 나만 빼고

    Date2022.09.10 By風文 Views1111
    Read More
  14. 대명사의 탈출

    Date2021.09.02 By風文 Views1116
    Read More
  15. 편한 마음으로

    Date2021.09.07 By風文 Views1125
    Read More
  16. 외국어 선택하기

    Date2022.05.17 By風文 Views1127
    Read More
  17. 귀순과 의거

    Date2022.05.20 By관리자 Views1128
    Read More
  18. 비판과 막말

    Date2021.09.15 By風文 Views1135
    Read More
  19. 뒷담화

    Date2020.05.03 By風文 Views1136
    Read More
  20. 불교, 불꽃의 비유, 백신과 책읽기

    Date2022.09.18 By風文 Views1137
    Read More
  21. 거짓말, 말, 아닌 글자

    Date2022.09.19 By風文 Views1154
    Read More
  22. 위드 코로나(2), '-다’와 책임성

    Date2022.10.06 By風文 Views1155
    Read More
  23. 불교, 경계를 넘다, 동서남북

    Date2022.08.15 By風文 Views1158
    Read More
  24. 막냇동생

    Date2023.04.20 By風文 Views1163
    Read More
  25. 아이들의 말, 외로운 사자성어

    Date2022.09.17 By風文 Views116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