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1.04 11:00

‘폭팔’과 ‘망말’

조회 수 142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폭팔’과 ‘망말’

방송이나 신문에서 ‘폭팔’과 ‘망말’이라는 말을 자주 접할 수 있다. “○○, 카리스마 폭팔”과 “망말…주변국 반발”처럼 ‘폭팔’과 ‘망말’을 빈번하게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폭팔’과 ‘망말’은 각각 한자어인 ‘폭발(暴發)’과 ‘망발(妄發)’의 잘못이다. 폭발은 ‘감정, 힘, 열기 따위가 일시에 세찬 기세로 나옴’을, 망발은 ‘망령이나 실수로 그릇되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뜻한다.

먼저 ‘폭발(暴發)’은 앞 음절과 뒤 음절의 첫소리가 각각 ‘ㅍ’과 ‘ㅂ’으로 모두 순음(입술소리)이다. 그런데 앞 음절 ‘ㅍ’의 영향으로, 뒤 음절의 ‘ㅂ’을 ‘ㅍ’으로 잘못 발음하게 되었다. 즉, [폭빨]이 아닌 [폭팔]로 발음하게 되었다. 또한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잘못된 발음에 따라 ‘폭팔’로 적는 데까지 이르게 되었다.

‘망발(妄發)’ 또한 앞 음절과 뒤 음절의 첫소리가 각각 ‘ㅁ’과 ‘ㅂ’으로 모두 순음이다. 그런데 앞 음절 ‘ㅁ’의 영향으로, 뒤 음절의 ‘ㅂ’을 ‘ㅁ’으로 잘못 발음하게 되었다. 즉, [망:말]로 발음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고유어 ‘막말’ 및 한자어 ‘망언(妄言)’도 얼마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함부로 하는 말’을 뜻하는 고유어 ‘막말([망말]로 소리 남)’ 및 ‘이치나 사리에 맞지 아니하고 망령되게 하는 말’을 뜻하는 ‘망언(妄言, [망:언])’과 크게 혼동을 일으켜 이런 잘못이 일어났다.

‘폭팔’과 ‘망말’은 모두 한자어 ‘폭발’과 ‘망발’의 잘못된 발음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이는 어휘 지식이 크게 부족한 사람들에게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잘못이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31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91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880
3392 늘그막, 늙으막 / 늑수그레하다, 늙수그레하다 바람의종 2010.04.02 23669
3391 쌓인, 싸인 바람의종 2008.12.27 23182
3390 ‘넓다´와 ‘밟다´의 발음 바람의종 2010.08.15 22733
3389 꺼예요, 꺼에요, 거예요, 거에요 바람의종 2010.07.12 22601
3388 고장말은 일상어다 / 이태영 바람의종 2007.07.24 22565
3387 저 버리다, 져 버리다, 처 버리다 쳐 버리다 바람의종 2009.03.24 22265
3386 못미처, 못미쳐, 못 미처, 못 미쳐 바람의종 2010.10.18 22097
3385 뜻뜨미지근하다 / 뜨듯미지근하다 바람의종 2010.11.11 22092
3384 상봉, 조우, 해후 바람의종 2012.12.17 22044
3383 색깔이름 바람의종 2008.01.29 21907
3382 썰매를 지치다 바람의종 2012.12.05 21606
3381 달디달다, 다디달다 바람의종 2012.12.05 21416
3380 땜빵 바람의종 2009.11.29 21386
3379 통음 바람의종 2012.12.21 21331
3378 부딪치다, 부딪히다, 부닥치다 바람의종 2008.10.24 21299
3377 괴발개발(개발새발) 風磬 2006.09.14 21170
3376 지지배, 기지배, 기집애, 계집애, 임마, 인마 바람의종 2011.12.22 21143
3375 두루 흐린 온누리 바람의종 2013.01.04 21054
3374 내 자신, 제 자신, 저 자신, 너 자신, 네 자신 바람의종 2010.04.26 21019
3373 서식지, 군락지, 군집, 자생지 바람의종 2012.11.30 20990
3372 나무랬다, 나무랐다 / 바람, 바램 바람의종 2012.08.23 20941
3371 명-태 바람의종 2012.11.23 2083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