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1.04 11:00

‘폭팔’과 ‘망말’

조회 수 144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폭팔’과 ‘망말’

방송이나 신문에서 ‘폭팔’과 ‘망말’이라는 말을 자주 접할 수 있다. “○○, 카리스마 폭팔”과 “망말…주변국 반발”처럼 ‘폭팔’과 ‘망말’을 빈번하게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폭팔’과 ‘망말’은 각각 한자어인 ‘폭발(暴發)’과 ‘망발(妄發)’의 잘못이다. 폭발은 ‘감정, 힘, 열기 따위가 일시에 세찬 기세로 나옴’을, 망발은 ‘망령이나 실수로 그릇되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뜻한다.

먼저 ‘폭발(暴發)’은 앞 음절과 뒤 음절의 첫소리가 각각 ‘ㅍ’과 ‘ㅂ’으로 모두 순음(입술소리)이다. 그런데 앞 음절 ‘ㅍ’의 영향으로, 뒤 음절의 ‘ㅂ’을 ‘ㅍ’으로 잘못 발음하게 되었다. 즉, [폭빨]이 아닌 [폭팔]로 발음하게 되었다. 또한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잘못된 발음에 따라 ‘폭팔’로 적는 데까지 이르게 되었다.

‘망발(妄發)’ 또한 앞 음절과 뒤 음절의 첫소리가 각각 ‘ㅁ’과 ‘ㅂ’으로 모두 순음이다. 그런데 앞 음절 ‘ㅁ’의 영향으로, 뒤 음절의 ‘ㅂ’을 ‘ㅁ’으로 잘못 발음하게 되었다. 즉, [망:말]로 발음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고유어 ‘막말’ 및 한자어 ‘망언(妄言)’도 얼마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함부로 하는 말’을 뜻하는 고유어 ‘막말([망말]로 소리 남)’ 및 ‘이치나 사리에 맞지 아니하고 망령되게 하는 말’을 뜻하는 ‘망언(妄言, [망:언])’과 크게 혼동을 일으켜 이런 잘못이 일어났다.

‘폭팔’과 ‘망말’은 모두 한자어 ‘폭발’과 ‘망발’의 잘못된 발음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이는 어휘 지식이 크게 부족한 사람들에게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잘못이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54048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15612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16May
    by 風文
    2022/05/16 by 風文
    Views 1190 

    외국어 선택, 다언어 사회

  5. No Image 22Nov
    by 風文
    2023/11/22 by 風文
    Views 1193 

    몰래 요동치는 말

  6. No Image 09Jan
    by 風文
    2022/01/09 by 風文
    Views 1195 

    올바른 명칭

  7. No Image 12May
    by 風文
    2022/05/12 by 風文
    Views 1197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내일을 향해 모험하라

  8. No Image 25May
    by 風文
    2022/05/25 by 風文
    Views 1197 

    막장 발언, 연변의 인사말

  9. No Image 28Jun
    by 風文
    2022/06/28 by 風文
    Views 1198 

    언어적 도발, 겨레말큰사전

  10. No Image 08Jun
    by 風文
    2022/06/08 by 風文
    Views 1200 

    속담 순화, 파격과 상식

  11. No Image 28Oct
    by 風文
    2021/10/28 by 風文
    Views 1201 

    언어와 인권

  12. No Image 17May
    by 風文
    2022/05/17 by 風文
    Views 1201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미래를 창조하는 미래

  13. No Image 30Oct
    by 風文
    2021/10/30 by 風文
    Views 1205 

    소통과 삐딱함

  14. No Image 21Sep
    by 風文
    2022/09/21 by 風文
    Views 1206 

    어떤 청탁, ‘공정’의 언어학

  15. No Image 07Jan
    by 風文
    2022/01/07 by 風文
    Views 1207 

    일고의 가치

  16. No Image 04Aug
    by 風文
    2022/08/04 by 風文
    Views 1208 

    올해엔 저지른다, ‘죄송하지만’

  17. No Image 13Jul
    by 風文
    2022/07/13 by 風文
    Views 1209 

    사람, 동물, 언어 / 언어와 인권

  18. No Image 16Nov
    by 風文
    2023/11/16 by 風文
    Views 1210 

    쓰봉

  19. No Image 20Sep
    by 風文
    2022/09/20 by 風文
    Views 1211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20. No Image 31Oct
    by 風文
    2021/10/31 by 風文
    Views 1212 

    개헌을 한다면

  21. No Image 21Jun
    by 風文
    2022/06/21 by 風文
    Views 1212 

    말과 서열, 세대차와 언어감각

  22. No Image 22Aug
    by 風文
    2022/08/22 by 風文
    Views 1212 

    국물도 없다, 그림책 읽어 주자

  23. No Image 07Jun
    by 風文
    2022/06/07 by 風文
    Views 1213 

    비대칭적 반말, 가짜 정보

  24. No Image 26Jul
    by 風文
    2022/07/26 by 風文
    Views 1213 

    날아다니는 돼지, 한글날 몽상

  25. No Image 21Nov
    by 風文
    2023/11/21 by 風文
    Views 1216 

    군색한, 궁색한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