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1.02 16:03

한 두름, 한 손

조회 수 123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한 두름, 한 손

받고 싶은 추석 선물 1위로 한우가 꼽혔다고 한다. 부동의 1위였던 현금은 2위로 밀렸다. 한우 값 폭등이 원인이라는 분석 기사를 보면서 주머니 사정 생각하니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한우에 밀리긴 했지만 굴비도 예나 지금이나 최고급 선물에 속한다. 굴비는 아직도 새끼로 엮어 파는 전통이 남아 있다. 조기 같은 생선을 한 줄에 열 마리씩 두 줄로 엮은 것, 즉 20마리를 한 두름이라고 한다. 오징어도 20마리를 묶어 파는데 이를 ‘축’이라고 한다. 북어 스무 마리를 묶은 것은 ‘쾌’이다. 유독 스물을 나타내는 단위가 많다. 한약 스무 첩은 한 제이다.

‘고등어 한 손’하면 고등어 두 마리를 말한다. ‘손’은 한 손에 잡을만한 분량을 나타내는 말로 조기, 고등어, 배추 등의 한 손은 큰 것 하나와 작은 것 하나를 합한 것을 이른다. 미나리나 파 등의 한 손은 한 줌 분량을 말한다. 참 정겨운 표현이다. 그릇 열 개는 한 죽이다. 옷 열 벌도 ‘죽’이라고 한다. 버선 한 죽(열 켤레), 접시 한 죽과 같이 쓴다. 흔히 서로 뜻이 잘 맞을 때 ‘죽이 잘 맞다’ 고 하는데 여기에서 비롯된 말이다. 한 접은 채소나 과일 100개를 묶어 세는 단위이다. 예전에 우리 어머니는 배추 두 접씩 김장을 하곤 하셨는데 요즘 배추 200포기 김장하는 집이 얼마나 될까 싶다. 마늘, 곶감 등도 접을 쓴다. 오이, 가지 등을 셀 때에는 ‘거리’를 쓰기도 한다. 한 거리는 50개이다. 김을 묶어 세는 단위는 ‘톳’이다. 김 한 톳은 백 장이다.

선물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이제는 사라져 가는 우리말도 많다. 단위를 나타내는 말들이 특히 그렇다. 추석을 앞두니 이런 말들이 멀어져 가는 게 더 아쉽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42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93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873
3433 말차례 바람의종 2008.01.20 488381
3432 표피 바람의종 2012.11.14 77720
3431 펴다와 피다 바람의종 2012.11.27 50898
3430 핼쑥하다, 해쓱하다, 헬쓱하다, 헬쑥하다, 핼슥하다, 헬슥하다 바람의종 2010.11.26 48002
3429 콩깍지가 쓰였다 / 씌였다 바람의종 2012.11.06 40773
3428 홰를 치다 바람의종 2008.02.01 39822
3427 미소를 / 활기를 / 운을 띄우다 바람의종 2012.12.12 38084
3426 지도 편달 바람의종 2007.12.22 35902
3425 퀘퀘하다, 퀴퀴하다, 쾌쾌하다 바람의종 2012.05.09 34328
3424 귀를 기울이다 / 술잔을 기우리다 바람의종 2012.08.14 32893
3423 일찌기, 일찍이 / 더우기, 더욱이 바람의종 2012.09.26 31507
3422 양수겹장 / 양수겸장 바람의종 2012.07.25 30541
3421 감질맛, 감칠맛 바람의종 2012.12.24 30454
3420 이었다, 이였다 바람의종 2012.10.08 30131
3419 함바집, 노가다 바람의종 2012.11.28 29381
3418 CCTV 윤안젤로 2013.05.13 28059
3417 널브러져/널부러져/너브러져/너부러져 바람의종 2012.09.12 27996
3416 상서롭다/상스럽다 바람의종 2009.03.17 27906
3415 연도 / 년도 바람의종 2009.04.14 2785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