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36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고세’와 ‘푸르지오’

우리 집 근처엔 ‘이고세’라는 음식점과 ‘푸르지오’라는 아파트가 있다. 이들은 각각 상호와 상품명에 우리말을 활용한 것으로서 아주 특기할 만하다. 그러나 둘 다 약간의 문제를 안고 있다.

먼저 ‘이고세’는 ‘이 곳에’를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을 상호로 쓴 것이다. 최근 인터넷 공간에서 우리말을 한글 맞춤법에 따르지 않고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것과 유사하다. 그런데 그 둘 간에는 출발 지점이 완전히 다르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빠르게 적기 위해서 그런 데 반해, ‘이고세’는 외국어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견과류 관련 상품을 제조, 판매하는 ‘머거본’이라는 상호도 마찬가지이다. 외국어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먹어 본’을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적은 ‘머거본’을 그 상호로 쓴 것이다.

다음으로 ‘푸르지오’는 한글 표기상으론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푸르지오’의 영문 표기가 ‘Prugio’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 또한 얼마간 문제가 있다. ‘푸르지오’가 우리말의 형용사 ‘푸르-’를 활용한 것이라면 그 영문 표기는 ‘Pureujio’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Pureujio’라 하지 않고 ‘Prugio’라 한 것은 군말할 필요도 없이 외국어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상호, 상품명 등에 우리말을 활용하는 것은 크게 환영 받을 만한 일이다. 현재보다 훨씬 더 우리말을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재 상호, 상품명 등의 대부분이 외국어로 도배돼 있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이고세’, ‘푸르지오’ 등은 아주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들 또한 외국어로 가장되어야만 하는 현실이 씁쓸하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15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72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726
3348 게거품 風磬 2006.09.14 19546
3347 죄다, 죄여, 조이다, 조여 바람의종 2010.06.20 19473
3346 배부, 배포 바람의종 2012.03.05 19313
3345 볼장 다보다 바람의종 2008.01.13 19285
3344 널브러지다, 널부러지다, 너부러지다 바람의종 2010.06.16 19272
3343 알콩달콩, 오순도순, 아기자기, 오밀조밀 바람의종 2009.03.08 19241
3342 폭탄주! 말지 말자. 바람의종 2012.12.17 19182
3341 학을 떼다, 염병, 지랄 바람의종 2010.02.09 19168
3340 수입산? 외국산? 바람의종 2012.12.03 18988
3339 빌려 오다, 빌려 주다, 꾸다, 뀌다 바람의종 2010.07.25 18976
3338 초생달 / 초승달, 으슥하다 / 이슥하다, 비로소 / 비로서 바람의종 2011.11.15 18822
3337 주접떨다, 주접든다 바람의종 2009.03.23 18814
3336 야단법석, 난리 법석, 요란 법석 바람의종 2012.06.11 18767
3335 황제 바람의종 2012.11.02 18640
3334 차후, 추후 바람의종 2012.06.15 18636
3333 "드리다"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01 18540
3332 박물관은 살아있다 바람의종 2012.11.30 18525
3331 환갑 바람의종 2007.10.06 18405
3330 하모, 갯장어, 꼼장어, 아나고, 붕장어 바람의종 2010.07.19 18202
3329 담배 한 까치, 한 개비, 한 개피 바람의종 2010.10.16 18079
3328 육시랄 놈 바람의종 2008.02.29 18059
3327 등용문 바람의종 2013.01.15 1804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