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12.29 16:52

‘~스런’

조회 수 13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스런’

며칠 전 텔레비전을 보다 ‘의심스런’이라는 방송 자막을 접했다. 용언 어간 ‘의심스럽-’에 어미 ‘-은’이 결합할 때에는 ‘의심스럽-’의 말음 ‘ㅂ’이 ‘우’로 바뀌기 때문에 ‘의심스러운’으로 써야 한다. 그럼에도 일반 사람들은 ‘의심스러운’ 대신 ‘의심스런’을 더 많이 쓰고 있다.

우리말에서 ‘ㅂ’으로 끝나는 용언은 ‘잡-’(잡다·잡은·잡으니)처럼 어떤 부류의 어미와 결합하든 늘 어간의 말음 ‘ㅂ’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있고, ‘덥다’(덥다·더워·더우니)처럼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결합할 때는 어간의 말음 ‘ㅂ’을 그대로 유지하나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결합할 때는 ‘ㅂ’이 다른 소리로 바뀌는 것도 있다. 일반적으로 전자를 ‘ㅂ 규칙 용언’이라 하고 후자를 ‘ㅂ 불규칙 용언’이라 한다. ‘의심스럽-’은 ‘ㅂ 불규칙 용언’에 속한다.

그런데 아주 오래 전부터 일상 구어(입말)에서는 ‘의심스럽-’처럼 ‘-스럽-’이 결합되어 파생된 형용사에 어미 ‘-은’을 결합할 때 ‘~스러운’ 대신 ‘~스런’을 써 왔다. ‘의심스런’, ‘자랑스런’, ‘장난스런’ 등이 모두 그렇다. 간결성을 추구하다 보니 이런 현상이 발생한 듯하다. 그렇지만 ‘가렵-’, ‘정답-’ 등의 다른 ‘ㅂ 불규칙 용언’의 경우에는 이런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가려운’, ‘정다운’ 대신 ‘가련’, ‘정단’ 등을 쓰지 않는다. 따라서 ‘~스러운’ 대신 ‘~스런’으로 쓰는 것은 잘못되거나 아주 예외적인 것이다.

과거의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도 ‘자랑스런’이 버젓이 쓰였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을 반영하여, 개정된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는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처럼 ‘자랑스런’을 ‘자랑스러운’으로 수정하였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57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04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973
3436 暴 (포와 폭) 바람의종 2011.11.10 15234
3435 히읗불규칙활용 바람의종 2010.10.21 13843
3434 히로뽕 바람의종 2008.02.20 12906
3433 흰 백일홍? 風文 2023.11.27 1712
3432 희쭈그리 바람의종 2008.02.29 13613
3431 희망 바람의종 2007.10.11 11055
3430 흥정 바람의종 2009.06.09 9898
3429 흡인력, 흡입력 바람의종 2009.11.12 15565
3428 흡연을 삼가 주십시오 바람의종 2008.03.08 16017
3427 흙성과 가린여흘 바람의종 2008.05.31 11083
3426 흘리대·흘리덕이 바람의종 2008.07.21 9376
3425 흐리멍텅하다 바람의종 2009.11.09 13446
3424 흉칙하다 바람의종 2009.02.02 16150
3423 흉내 / 시늉 바람의종 2009.09.07 11667
3422 휴거 바람의종 2007.10.10 15098
3421 휫바람, 휘바람, 휘파람 바람의종 2009.06.30 15500
3420 휘호 바람의종 2008.11.13 10829
3419 휘하 바람의종 2007.10.09 13301
3418 휘파람새 file 바람의종 2009.09.03 11966
3417 휘발성 바람의종 2010.08.07 14740
3416 휘거 風文 2014.12.05 24957
3415 훈훈하다 바람의종 2007.11.09 1333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