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16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성적이 수치스럽다고?

얼마 전 뉴스를 보다가 ‘성적 수치심’이라는 말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성적 수치심? 학업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얘기인가?’ 자세히 들어 보니 성추행 관련기사였는데 기자가 ‘성:쩍 수치심’을 ‘성적 수치심’으로 발음한 것이었다. 뜻을 생각하지 않고 글자에만 신경을 쓸 때 흔히 범하게 되는 오류이다.

학습이나 일의 실적을 나타내는 성적(成績)은 예사소리로 발음하지만 남녀의 특성을 나타내는 ‘성(性)’에 접미사 ‘적(的)’이 붙은 성적(性的)은 ‘성:쩍’ 즉 된소리로 발음한다. 마찬가지로 지적(指摘)은 ‘지적’으로 발음하지만 지적(知的)은 ‘지쩍’으로 발음한다. 내적(內的) 외적(外的) 공적(公的) 사적(私的)도 ‘내:쩍’ ‘외:쩍’ ‘공쩍’ ‘사쩍’이 된다.

하지만 ‘접미사 ‘-적’이 모두 된소리로 발음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 ‘성공적’ ‘근본적’처럼 예사소리로 발음하는 경우도 많다. 대체로 한음절 단어에 붙을 때 된소리가 나지만 명확한 것은 아니며 관습적인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볼 뿐이다.

방송 출연자가 ‘잠자리(잠을 자는 곳)’를 ‘잠짜리’가 아닌 ‘잠자리’(곤충)로 발음해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다. 합성어의 경우 표기상에는 사이시옷이 없어도 관형의 뜻이 성립할 때 뒤 단어의 첫소리를 된소리로 발음한다. 문고리(문꼬리), 등불(등뿔), 눈동자(눈똥자), 손재주(손째주), 발바닥(발빠닥) 등이 이런 경우이다.

불필요한 된소리도 피해야겠지만 제때 된소리를 발음해야 의미 전달이 잘 될 뿐 아니라 발음하기도 쉽다. 경음화의 모든 원칙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모두가 규칙적인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사례별로 사전을 찾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44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81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955
3388 터키말과 튀르크어파 바람의종 2007.11.08 6348
3387 과대포장 바람의종 2007.11.08 6726
3386 싸우다와 다투다 바람의종 2007.11.09 6752
3385 운율 바람의종 2007.11.09 8037
3384 훈훈하다 바람의종 2007.11.09 13040
3383 몽골말과 몽골어파 바람의종 2007.11.10 9491
3382 다방구 바람의종 2007.12.12 8822
3381 우리와 저희 바람의종 2007.12.12 8279
3380 부추? 바람의종 2007.12.13 6085
3379 뒷담화 바람의종 2007.12.13 6958
3378 말과 나라 바람의종 2007.12.14 6626
3377 꿍치다 바람의종 2007.12.14 9190
3376 옮김과 뒤침 바람의종 2007.12.15 7983
3375 다슬기 바람의종 2007.12.15 8610
3374 새말의 정착 바람의종 2007.12.16 7290
3373 토족말 지킴이 챙고츠 바람의종 2007.12.16 6756
3372 궁시렁궁시렁 바람의종 2007.12.17 6886
3371 가시버시 바람의종 2007.12.17 7303
3370 고구마 바람의종 2007.12.18 8654
3369 도우미 바람의종 2007.12.18 8054
3368 만주말 지킴이 스쥔광 바람의종 2007.12.20 7282
3367 개구지다 바람의종 2007.12.20 839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