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5.27 14:50

도긴개긴

조회 수 126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도긴개긴

여자 친구의 짜증과 국민연금의 공통점은? ‘개그콘서트’ 에 따르면 왜 내는지 모르겠다는 점에서 ‘도찐개찐’ ‘오십보백보’란다. 인기 개그 프로그램 덕에 ‘도찐개찐’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행어가 되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이 말의 원말인 ‘도긴개긴’이 새 표제어로 수록되게 되었다.

‘도긴개긴’은 윷놀이에서 상대편의 말을 ‘도’로 잡을 수 있는 거리나 ‘개’로 잡을 수 있는 거리가 별반 차이가 없다는 데서 유래한다. 조그마한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엇비슷한 일을 빗대어 이를 때 쓴다. 여기서 ‘긴’은 윷놀이에서 남의 말을 쫓아 잡을 수 있는 거리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앞 말을 잡게 됐을 때 ‘긴이 닿았다’라고도 하고, ‘걸 긴’이니 ‘윷 긴’이니 하는 말로 앞선 말과의 거리를 표현하기도 한다. 오늘날에는 윷놀이를 즐겨 하지 않게 되면서 이런 말들이 점점 잊혀져 가고 ‘도긴개긴’만 남아 비유적으로 사용된다. ‘백수오나 이엽우피소나 도긴개긴’ ‘생수 가격이나 석유 가격이나 도긴개긴이다’처럼 쓰인다.

'도찐개찐’은 ‘도긴개긴’의 방언형으로 보인다. ‘긴’이 ‘진’이 되는 것은 ‘길’을 ‘질’로 발음하거나 ‘기름’을 ‘지름’으로 발음하는 등 우리말 방언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것을 입말로만 접한 사람이 ‘도찐개찐’으로 방송에서 쓰게 되면서 갑자기 온 국민들에게 익숙해지게 된 것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이 말을 예전에는 ‘도 긴 개 긴’이라는 각각의 명사들의 결합으로 보아 따로 표제어로 수록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최근 이 말이 널리 쓰임에 따라 하나의 명사로 굳어졌다고 판단하여 표제어로 수록하고 붙여 쓰도록 한 것이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649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03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081
3348 드라비다말 바람의종 2008.01.02 6859
3347 복잡다난·미묘 바람의종 2008.01.03 10997
3346 움과 싹 바람의종 2008.01.03 8546
3345 벌레 바람의종 2008.01.03 7381
3344 경제 새말 바람의종 2008.01.04 7352
3343 자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4 6966
3342 제맛 바람의종 2008.01.05 7779
3341 할말과 못할말 바람의종 2008.01.05 7459
3340 호박고지 바람의종 2008.01.05 9055
3339 모음의 짜임새 바람의종 2008.01.06 5731
3338 노무족 바람의종 2008.01.06 6243
3337 ‘막하다’ 바람의종 2008.01.06 8038
3336 참말과 거짓말 바람의종 2008.01.07 8744
3335 겨울 바람의종 2008.01.07 8201
3334 ‘오빠 부대’ 바람의종 2008.01.07 7363
3333 말소리의 높낮이 바람의종 2008.01.08 7137
3332 헛이름 바람의종 2008.01.08 10611
3331 먹거리와 먹을거리 바람의종 2008.01.08 8328
3330 쇠죽 바람의종 2008.01.10 8694
3329 말소리의 억양 바람의종 2008.01.10 6790
3328 말다듬기 바람의종 2008.01.10 6369
3327 떨려나다 바람의종 2008.01.11 885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