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4.21 11:36

댄싱 나인 시즌 스리

조회 수 13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댄싱 나인 시즌 스리

얼마 전 한 방송의 ‘댄싱9 시즌3’이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 제목을 ‘댄싱 나인 시즌 스리’로 읽는다. 숫자 ‘9’와 ‘3’을 ‘아홉’, ‘셋’이나 ‘구’ ‘삼’으로 읽지 않고 영어인 ‘나인’ ‘스리’로 읽는 것이다.

우리말에서는 아라비아 숫자 ‘1, 2, 3, 4’ 등이나 로마 숫자 ‘Ⅰ, Ⅱ, Ⅲ, Ⅳ’ 등은 고유어 수사로 읽거나 한자어 수사로 읽는다. 일반적으로 일상생활에서 물건의 수효를 셀 때에는 ‘하나, 둘, 셋, 넷’ 등처럼 고유어 수사로 읽고, 그냥 숫자를 셀 때에는 고유어 수사로 읽거나 ‘일, 이, 삼, 사’ 등처럼 한자어 수사로 읽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아라비아 숫자나 로마 숫자를 영어식으로 읽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넘버1, 넘버2, 넘버3’ ‘슈퍼스타K1, 슈퍼스타K2, 슈퍼스타K3’ 등의 ‘1, 2, 3’ 등이 일반적으로 ‘원, 투, 스리’ 등으로 읽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숫자를 영어식으로 읽는 건 우리말의 자연스러운 숫자 읽기가 아니다. 혹, ‘넘버’ ‘슈퍼스타K’ 등이 영어 또는 영어에서 유래한 외래어라서 그 뒤 숫자를 영어식으로 읽는 게 더 자연스럽지 않냐 하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식샤를 합시다1, ‘식샤를 합시다2’의 ‘1, 2’도, ‘수학Ⅰ, 수학Ⅱ’ ‘물리Ⅰ, 물리Ⅱ’ 등의 ‘Ⅰ, Ⅱ’도 영어 ‘원, 투’로 읽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그렇게 볼 수 없다. 영어식 숫자 읽기의 남용에 불과하다.

수사는 한 언어에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에 꼭 필요한 기초 어휘이다. 그런데 숫자 읽기에서 우리말의 기초 어휘인 수사가 영어에 밀려 홀대 받고 있다. ‘엠피스리(MP3)’ ‘스리디(3-D)’ 등은 별개의 단어라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그냥 숫자를 차례대로 셀 때에는 그 숫자를 우리말 수사로 읽는 것이 좋겠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조교수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62385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209071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23798
    read more
  4.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경영하지 않는 경영자들

    Date2022.02.13 By관리자 Views1309
    Read More
  5. 부사, 문득

    Date2023.11.16 By風文 Views1311
    Read More
  6. 옹알이

    Date2021.09.03 By風文 Views1322
    Read More
  7.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선한 기업이 성공한다

    Date2021.10.31 By風文 Views1323
    Read More
  8. 사과의 법칙, ‘5·18’이라는 말

    Date2022.08.16 By風文 Views1324
    Read More
  9. 편견의 어휘

    Date2021.09.15 By風文 Views1327
    Read More
  10. 왜 벌써 절망합니까 - 훼방만 말아 달라

    Date2022.05.23 By風文 Views1330
    Read More
  11. 불교, 경계를 넘다, 동서남북

    Date2022.08.15 By風文 Views1332
    Read More
  12. 영어 절대평가

    Date2022.05.17 By風文 Views1334
    Read More
  13. 댄싱 나인 시즌 스리

    Date2023.04.21 By風文 Views1339
    Read More
  14. 여보세요?

    Date2023.12.22 By風文 Views1340
    Read More
  15. 언어와 인권

    Date2021.10.28 By風文 Views1342
    Read More
  16. 교정, 교열 / 전공의

    Date2020.05.27 By風文 Views1348
    Read More
  17. 외국어 선택, 다언어 사회

    Date2022.05.16 By風文 Views1354
    Read More
  18. 24시 / 지지지난

    Date2020.05.16 By風文 Views1355
    Read More
  19.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자네 복싱 좋아하나?

    Date2022.02.10 By風文 Views1357
    Read More
  20. 올해엔 저지른다, ‘죄송하지만’

    Date2022.08.04 By風文 Views1360
    Read More
  21. 꼬까울새 / 해독, 치유

    Date2020.05.25 By風文 Views1361
    Read More
  22. 뒷담화 보도, 교각살우

    Date2022.06.27 By風文 Views1362
    Read More
  23. 언어적 도발, 겨레말큰사전

    Date2022.06.28 By風文 Views1364
    Read More
  24. 말과 공감 능력

    Date2022.01.26 By風文 Views1368
    Read More
  25. 어떤 청탁, ‘공정’의 언어학

    Date2022.09.21 By風文 Views136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