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10.30 16:12

하릴없이, 할 일 없이

조회 수 13377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하릴없이, 할 일 없이

  얼마 전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 1930년대 근대화돼 가는 경성을 배경으로 집을 나와 거리를 배회하는 소설가 구보의 하루를 담고 있다.

 소설가 구보는 ‘하릴없는’ 하루를 보낸 걸까, ‘할 일 없는’ 하루를 보낸 걸까. 각각의 의미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해 ‘할 일 없는’을 사용해야 할 자리에 ‘하릴없는’을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릴없다’는 “버스 파업 소식을 접하지 못한 시민들이 승강장에서 하릴없이 버스를 기다리고 서 있다” “내가 잘못해 일어난 상황이니 혼이 나도 하릴없는 일이다”에서처럼 ‘달리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의미로 사용된다.또 “머리도 못 감은 듯한 모습이 하릴없이 폐인의 형국이다” “누더기를 기워 입은 듯한 모습이 하릴없는 거지였다”에서와 같이 ‘조금도 틀림이 없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할 일 없이’는 말 그대로 ‘마땅히 할 일이 없다’는 의미로, 한 단어가 아니므로 ‘할일없이’와 같이 붙여 쓰면 안 된다. ‘어쩔 수 없이/영락없이’로 바꿔 쓸 수 있다면 ‘하릴없이’, ‘빈둥빈둥’의 의미를 지닌다면 ‘할 일 없이’를 쓴다고 기억하면 된다. 구보는 할 일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287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44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412
2974 바이러스 바람의종 2012.12.04 17290
2973 수입산? 외국산? 바람의종 2012.12.03 18980
2972 외곬, 외골수 바람의종 2012.12.03 17855
2971 서식지, 군락지, 군집, 자생지 바람의종 2012.11.30 20981
2970 박물관은 살아있다 바람의종 2012.11.30 18524
2969 함바집, 노가다 바람의종 2012.11.28 29415
2968 펴다와 피다 바람의종 2012.11.27 50947
2967 맞벌이, 외벌이, 홑벌이 바람의종 2012.11.23 24344
2966 명-태 바람의종 2012.11.23 20822
2965 충돌과 추돌 바람의종 2012.11.22 13837
2964 일절과 일체 바람의종 2012.11.21 15277
2963 참공약 바람의종 2012.11.21 17614
2962 불식과 척결 바람의종 2012.11.14 11242
2961 표피 바람의종 2012.11.14 77752
2960 조리다, 졸이다 바람의종 2012.11.06 15365
2959 콩깍지가 쓰였다 / 씌였다 바람의종 2012.11.06 40823
2958 건더기, 건데기 바람의종 2012.11.05 11526
2957 龜의 독음 바람의종 2012.11.05 8681
2956 씁쓰레하다, 씁쓸해하다 바람의종 2012.11.02 8861
2955 황제 바람의종 2012.11.02 18628
2954 결단과 결딴 바람의종 2012.11.01 9183
2953 세노야 바람의종 2012.11.01 1508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