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성
"하지만 (한.일 관계는) 교과서 왜곡과 독도를 둘러싼 해양조사, 북한 미사일 사태와 유엔 대북 결의안 채택 등 휘발성 높은 사안이 겹쳤고, 결국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행으로 마지막까지 냉기류를 걷어내지 못했다."
사전을 찾아보면 '휘발'은 '보통 온도에서 액체가 기체로 되어 날아 흩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휘발성(揮發性)'은 그런 성질을 말한다. 이런 성질을 가진 물질로 휘발유가 있다. 또한 휘발유는 불이 매우 잘 붙는 성질도 있다. 예문에서 '휘발성이 높은'은 어떤 의미로 쓰였는가. 사전상의 의미를 토대로 하면 '휘발성 높은 사안'은 '금방 사라져 버리기 쉬운 사안'이란 뜻이 된다. 이것은 예문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뜻과 반대되는 의미가 되고 만다. 따라서 '휘발성'보다는 '불이 잘 붙는 성질'을 뜻하는 '인화성(引火性)'이나 '폭발할 수 있는 성질'인 '폭발성(爆發性)'이 더 낫지 않을까. 건드릴수록 문제가 커지는 '인화성이 강한' 또는 '폭발성이 큰'으로 표현해야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다음 문장과 앞 예문을 견주어 보면 이런 차이를 금방 알 수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동북아 역사 문제가 얼마나 인화성이 강한 사안인가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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